숨가쁜 구조조정 거친 I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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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쁜 구조조정 거친 IDC
  • 장윤정 기자
  • 승인 2002.07.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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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국내 IT산업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유행처럼 번졌던 IDC(Internet Data Center)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사업자 난립으로 저가·출혈경쟁에 멍들었던 IDC들이 숨가쁜 구조조정을 거치며 KIDC, KT-IDC, 하나로통신 엔진 등의 상위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다. 또한 수익을 악화시키던 닷컴기업들을 정리하고 대형기업, 금융권 백업센터, 재해복구(DR) 등의 내실 있는 고객을 끌어들이며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나서기 시작한 것. 여기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통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수익원 확보를 위한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IDC 시장의 가격경쟁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 화두로 남아있으며, 아웃소싱에 대한 고객의 정체된 마인드와 부가서비스는 공짜라는 고객의 인식은 IDC 시장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IT의 기본인프라로 자리매김되어 가고 있는 IDC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국내 IDC들의 사업현황과 향후 계획을 통해 IDC가 나갈 방향을 가늠해본다.

IDC는 인터넷 사업에 필수적인 고속 인터넷 접속, 정보시스템 안전·관리 등을 대행하는 서비스 제공업체로서 고객들의 서버를 단일 장소에서 집중 관리함으로써 운영 및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IDC가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기본적으로 코로케이션, 각종 호스팅서비스 그리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들 수 있다. 어느 IDC든지 서버공간과 포트를 제공, 고객이 소유한 장비의 운영관리를 대행해주는 서비스인 코로케이션 서비스는 기본이다. 코로케이션 서비스에는 인터넷 서비스용 서버 장비, 네트워크 장비 등을 설치, 운영하는 공간을 임대하는 상면제공 서비스와 고객의 서버 장비를 센터내의 백본에 접속시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 접속 서비스, 고객의 장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거나 각종 테스트를 통해 관리를 대행해주는 관리서비스가 제공된다.

여기에 장비 또는 서비스를 임차하거나 대행 받을 수 있는 서버호스팅, 메일호스팅, 웹호스팅, 스토리지호스팅, 스위치호스팅 등의 호스팅 서비스. 그리고 보안, 백업, NMS, SMS 등을 포함한 매니지드서비스, VPN, SLA 등의 부가서비스를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격변속의 IDC, 3강 체제로 재편

이처럼 IDC는 서버를 사내에서 자체 운영하기 어려운 회사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며 IT 산업의 붐이 일어나던 지난 99년말부터 2000년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전용 IDC를 표방한 KIDC에 이어 하나로통신 엔진, 한국피에스아이넷, GNGIDC, IBR의 NPIX, 인터넷제국 등 수도권 지역을 겨냥한 대형 IDC센터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이후 두루넷, 프리즘커뮤니케이션, 한통하이텔 등도 센터 설립과 함께 시장에 참여했다. 특히 닷컴열풍은 IDC의 인기에 더욱 불을 당겼다. 네트워크와 상면을 대여해주고 서버를 관리해주는 IDC의 모델은 자체적으로 서버를 관리하기 어려웠던 닷컴들에게 이상적인 모델이었고, 고객유치로 IDC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던 IDC들은 ‘닷컴 모셔오기’에 바빴다. 그러나 이런 닷컴열풍은 IDC의 발목을 잡았다. 타 사업자보다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각 사업자들은 최고급 인프라로 제2센터, 제 3센터, 주요 지방도시센터 등을 잇달아 준공했으나 투자비를 거둬들이기도 전에 불어닥친 IT 시장의 불황은 닷컴기업의 거품을 제거했고 이는 IDC들의 몰락을 함께 가져왔다. 특히 각 사업자마다 가격·출혈경쟁으로 인해 부실고객들은 눈덩이처럼 늘어났고 미수금을 거둬들이지 못하고 부도를 내는 닷컴기업은 IDC의 채산성을 악화시켰다.

특히 국내 IDC 시장의 장밋빛 전망을 바라보며 뛰어들었던 해외사업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지난해 상반기 대규모 전용 IDC센터를 오픈했던 아이아시아웍스는 무리한 센터건립과 본사자금악화로 센터를 KIDC에 매각했다. 피에스아이넷은 본사의 파산으로 인해 아이네트호스팅으로 사명을 바꾸고 피에스아이넷으로부터 분사했다. 또한 홍콩의 리치네트워크서비스, 미국의 피아나퍼시픽 등도 해외연결노드를 무기로 해외통신사업자, 국제 트래픽을 원하는 사업자를 타깃으로 서울에 IDC를 오픈했다. 그러나 국내 IDC 난립과 치열한 가격경쟁, MCI월드컴, 아시아글로벌크로싱 등의 해외통신사업자들의 부진 등 연이은 악재로 자리매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용센터를 갖추지는 않았지만 소규모로 IDC 사업을 펼쳤던 중소사업자들도 대거 사업을 정리했다. 우선 인터넷제국이 출혈·가격덤핑으로 인해 무너졌고 차별화된 고객관리로 IDC의 고품질화를 주도하며 선전했던 IBR도 무리한 제 2센터 건립으로 인한 자금압박을 받으며 결국 IDC사업을 정리했다.

이렇게 격변을 거치며 사업자가 정리된 국내 IDC 시장은 현재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KIDC를 중심으로 KT-IDC, 하나로통신 엔진(N-GENE) 등 3강 체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그러나 ‘호랑이는 죽어도 가죽을 남긴다’는 옛말처럼 IDC의 사업자는 사라져도 상면은 남는 법. 사업자가 사라지고 시장이 개편되도 여전히 가격경쟁은 IDC 사업자들의 화두로 남아있다. 사업자들의 정리에 따라 출혈·가격경쟁이 예전보다 수그러든 것이 사실이지만 가격경쟁은 아직도 IDC들의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에 의하면 “KIDC, KT-IDC, 엔진 등 주요IDC사업자들은 표면적으로는 가격경쟁을 지양하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막상 입찰에 들어가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출혈경쟁을 하더라도 경쟁사보다 고객을 더 확보해야한다는게 현실이다. 특히 상위 3사간 고객수 확보로 인한 순위 쟁탈전이 심각해 IDC시장의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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