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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의 시대, 핵심은 ‘모듈화’
이재석 카페24 대표, 초연결시대 대비 모듈화 통한 비즈니스 유연성 제고 강조
2019년 01월 02일 14:32:14 데이터넷 webmaster@datanet.co.kr
   
▲ 이재석 카페24 대표이사

벌과 파리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벌과 파리를 유리병에 넣고 뚜껑을 열면 지능이 높은 벌이 더 빨리 탈출한다. 그런데 유리병 바닥에 빛을 비추면 결과는 180도 바뀐다. 파리는 빛의 여부와 관계없이 이곳저곳 부딪히다 몇 분 만에 유리병을 탈출하지만, 벌은 ‘빛이 나오는 곳이 출구’라는 경험에 의해 빛을 향해서만 돌진하며, 악전고투를 벌인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도 이와 유사해 보인다. 인류는 4차 산업혁명을 관통하는 ‘초연결시대’에서 산업간 융·복합 현상이 활발해지는 길목에 있다. 꿀벌과 같이 과거의 기술과 관행만 믿고 따르면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승산이 있다.

초연결시대, ‘모듈화’로 패러다임 전환

의식주 해결이 최우선 과제였던 시절에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뻔했다. 공급자 입장에선 트렌드를 분석하거나 생산량을 조절할 필요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산업혁명을 거쳐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 풍요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장의 수요, 즉 소비자의 요구는 더 빠르게 바뀌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나온 경영 개념이 공급망관리(SCM)다. 수요가 빠르게 바뀌니 공급주체 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한 연결성이 더욱 강조되는 것이다.

연결이 극대화된 ‘초연결의 시대’에는 ‘모듈(Module)’의 개념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IT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 패러다임이 기존의 포털과 플랫폼에서 모듈로 변화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제작을 예로 들어 보자. 처음 솔루션을 제작할 때는 하드코딩으로 최대한 빨리, 가능한 적은 리소스를 들여 개발한다. 하지만 시장에 출시된 이후 요구사항은 점차 늘어나고, 추가적인 기능들이 결합되면서 솔루션은 더욱 복잡해진다. 더 이상 하드코딩 형태로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결제와 배송 기능별 모듈화를 도입한다. 리소스 최적화에서 의사소통 최적화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모듈화를 통해 유연하게 서비스를 주고받는 방식은 초연결사회로 가는 하나의 단면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모듈 방식의 개발이나 서비스는 더욱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듈화 전략으로 부가가치 창출 고민해야

과거 기업들은 고급 기술을 개발하면 기밀을 유지하거나 폐쇄된 플랫폼 내에서 운용하려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모듈화 패러다임이 주도하는 지금은 오히려 기술을 공개하는 추세다. 리눅스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구글의 인공지능(AI) 오픈소스 제공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더 많은 이용자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생태계 내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IT 업종에 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가전제품이나 자동차산업도 모듈화에 집중하고 있다. 부품 모듈화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원가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모듈화율을 더욱 끌어올리며 비즈니스의 유연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모듈화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측면에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종속돼 일방적으로 따르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생산방식을 모듈화하면 중소기업들은 각각의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상품의 경쟁력이 있다면 범용적으로 쓰일 확률도 높아진다. 초연결시대의 길목에서 모듈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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