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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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
  • 정광진 기자
  • 승인 2002.07.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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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부터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가 점차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물론 초고속인터넷과 같이 통신/서비스사업자(SP)들이 대규모 물량을 퍼부으며 망을 구축하고 있지는 않지만 KT를 비롯해 데이콤, 하나로통신, 두루넷, 파워콤 등이 꾸준히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장비업체들은 그나마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수요처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꼽고 있는 상황이다.

전용선으로부터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라우터와 관련 전송장비가 필요 없는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가 국내에 처음 소개될 때만 하더라도 금방 전용선 시장을 뒤집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뒤를 잇는 기대주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PC방·사이버아파트 중심으로 전개

전용선의 T1(1.544Mbps), E1(2.048Mbps) 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고객 입장에서 보면 도입을 주저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는 듯 했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가 적용되면서 기술과 시장성 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도출됐다. 서비스 사업자들은 당초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이 원하는 대역폭을 자유롭게 설정해 사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즉 평소 10Mbps를 사용하는 고객이 특정 시점에 트래픽 증가가 예상될 경우, 임의대로 대역폭을 늘려 잡고, 사업자들은 기본요금에 덧붙여 추가 사용한 트래픽에 대한 요금을 부과함으로써 효율성을 꾀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사업자들의 처음 주장과는 달리 현재 서비스 형태는 단순히 10Mbps, 20Mbps, 100Mbps 등으로 분류하고 고객이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용선이 T1, E1, T3와 같이 고정된 속도를 제공하는 데 반해 유연한 대역폭 제공을 큰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장비성능평가(BMT)에서 항상 레이트 리미팅(rate limiting), 트래픽 쉐이핑(traffic shaping), 장애복구를 위한 이중화 구성의 어려움과 그에 따른 안정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보안, QoS 등도 계속 개선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당초 기업 전용선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됐던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PC방, 사이버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KT를 살펴보면 ADSL을 대체하는 개념으로 신축 빌딩이나 사이버아파트에 메트로 이더넷 개념을 적용한 ‘엔토피아’ 서비스와 PC방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분리해 진행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역시 KT 엔토피아에 대적하기 위해 ‘이밸리’, PC방은 ‘하이벤’ 이라는 서비스를 제공, KT와 유사한 사업 형태를 보여준다. 데이콤도 PC방을 대상으로 ‘보라파워넷’을 제공중이며 지난 4월 기업 전용 서비스인 ‘보라파워넷 비즈(Biz)’를 출시했다. 그러나 현재 기업용 보다는 PC방에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KT나 데이콤 등 대형 통신/서비스사업자들이 기업시장 보다 사이버아파트나 PC방에 주력하는 이유는 기업 고객의 수요가 적다는 표면적 이유 외에도 자사 전용선 사업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기존 전용선 사업에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이들 사업자 입장에서는 메트로 이더넷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보다는 자사의 전용선 사업과 중복돼 경쟁하는 구도를 갖기 때문에 전면적인 서비스 확대가 부담스럽다. 파워콤 망을 이용하는 한솔아이글로브와 같은 경쟁사업자가 기업용 전용시장을 강하게 공략하고 있어 ‘억지춘향’ 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 KT는 기존 엔토피아와 PC방 서비스와 별도로 조만간 기업용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하나로통신 역시 지난 6월 기업용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내부 사정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액세스는 국내업체 ‘몫’

크건 작건 통신/서비스사업자의 데이터 네트워킹 쪽의 투자는 메트로 이더넷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심각한 불황에 직면하고 있는 장비업체 입장에서는 그나마 메트로 이더넷 사업이 숨통을 트여주고 있는 것. 그러나 당초 기대와 달리 서비스를 위한 장비 도입 규모가 크지 않고 마진도 박해 관련업체들은 애로를 겪고 있다.

외국 업체가 강세를 보이는 영역은 코어와 에지. 그러나 액세스로 내려오면 사정은 달라진다. 액세스 영역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업체들이 약진을 보이면서 외산업체의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 특히 시장초기 다산네트웍스만이 유일하게 장비를 출시, 액세스 시장을 선점했지만 현재는 로커스네트웍스, 코어세스, 텔리웨어, 콤텍시스템 등이 장비를 선보이며 국내업체간 경쟁 구도를 두텁게 하고 있다. 외국 업체 한 관계자도 “코어와 에지 영역은 당분간 외산장비가 주도할 것이다. 그러나 액세스 영역은 가격에서 외국 업체가 들어가기가 버겁다”고 인정했다.

국내업체 가운데는 다산이 선두주자. KT 엔토피아, PC방 메트로를 연이어 수주했고, 두루넷, 하나로통신에도 일부 장비를 공급하면서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로커스도 KT 엔토피아 사업을 다산과 함께 따내면서 염원하던 고객 사이트를 확보했다. 텔리웨어는 데이콤 PC방 사업 보라파워넷에 美 IMC사의 미디어 컨버터를 대체해 자사의 스위치를 공급했다. 물론, 액세스 영역에 국내업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IMC 미디어 컨버터는 에이티엠 네트웍스가 국내 공급했고, 텔레트론INC는 이스라엘 바틈(BATM)사의 ‘타이탄 T4/T5’ 장비를 지난해 10월 하나로에 공급하며 명함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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