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광전송장비 시장 동향 (해외업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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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광전송장비 시장 동향 (해외업체 편)
  • 강석오 기자
  • 승인 200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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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경기의 침체로 힘겨운 지난 한해를 보낸 광전송장비 업계는 이미 절반 이상이 훌쩍 흘러버린 올해 역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히려 올해가 지난해 상황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시장 상황이 악화된 상태다. 세계적으로도 IT 경기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국내 상황이 단기간에 반전되기는 불가능하지만 국내 통신시장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평가다.

따라서 국내 통신시장의 구조조정이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이는 올 하반기를 전환점으로 통신사업자들의 투자가 서서히 증가하면서 시장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 상황 예측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통신사업자들의 인프라 투자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시점에서 제한적인 시장을 둘러싼 업계의 생존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기존 시장 공략과 차세대 시장 선점을 위한 관련 업계의 행보를 해외업체(이번호)와 국내업체(8월호)로 나눠 점검해 본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산업 가운데 하나로 분리되는 광전송장비산업은 장비 가격이 고가인 만큼 통신사업자들의 낙관적인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장비의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 때문에 통신사업자들의 사업 실적에 따라 광전송장비 업계의 운명이 결정될 뿐 아니라 관련 시장도 제한적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광전송장비산업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있는 것이 현재의 국내 시장으로, 국내외 경기 침체 여파에 구조조정,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는 물론 사업성도 불투명해짐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의 신규 투자 축소와 중단이 이어지고 있어 광전송장비 업체들은 올해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과반수 이상의 해외 업체들이 상반기 매출이 ‘제로(0)’라고 할 정도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통신업계는 입수합병이라는 구조조정에 들어가 있어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인프라 확장을 위한 투자를 중지 또는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관련 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해외 광전송장비 업계의 재편도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다.

신구업체간 생존 경쟁 치열

지난 2000년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폭주하는 데이터 트래픽 해결과 망 고도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대용량 DWDM(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장비를 도입하는 등 대규모 증설로 인해 광전송장비 업계는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가 2001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대부분의 장비 개발 업체들이 광전송장비 개발 투자 확대는 물론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 확보에 열을 올렸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시장 상황의 악화로 인해 지난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참담한 성적을 올리고 말았다.

이처럼 지난해에는 KT, 파워콤, SK텔레콤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경기 불황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렇다할 프로젝트도 거의 없었고, 증설 물량도 미미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프로젝트 하나만 뜨면 너나할 것 없이 달려들어 마이너스 마진도 감수하는 출혈 경쟁으로 인해 장비 가격이 턱없이 하락하는 등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거듭돼 왔다.

업체 관계자에 의하면 “기술 발전, ASIC 사용 등으로 인해 고가이던 광전송장비의 제조 원가가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2~3년에 사이에 광전송장비의 공급가가 50% 이상 떨어졌다”라며 “올해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이익은 고사하고 마진도 남지 않는 실속 없는 장사로 인한 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침체, 경쟁 심화 등 국내 통신시장의 상황 호전 예측이 불투명한 가운데 통신사업자들이 매출 및 투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게되자 통신사업자들을 주고객으로 하고 있는 광전송장비 업체들은 존립자체가 흔들릴 정도의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노텔, 루슨트, 알카텔 등 기존 시장을 분할하고 있던 업체들과 마르코니, NEC, 시에나, ECI, 후지쯔 등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업체간의 생존을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하반기 국내 시장 판세 ‘오리무중’

국내 광전송장비 시장은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비동기식 광전송장비인 PDH를 거쳐 현재 동기식 시분할다중화(TDM) 방식의 광전송장비인 SONET/SDH가 구축된 광전송장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 사업자의 코어 및 메트로 백본에 대용량 DWD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을 채택한 장비들이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광전송장비 업계의 고민은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DWDM 등의 대용량 광전송장비를 이미 도입했고, 지금처럼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증설이나 신규 프로젝트 등 추가 장비 구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불황 타계를 위해 각 업체별로 신기술 개발, 신제품 출시는 물론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성장 일변도의 기존 시장 공략 전략에서 선회해 장기적인 불경기에 대비하는 생존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광전송장비 업계의 어려움은 비단 통신사업자들의 신규 투자 위축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일차적으로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것은 물론 공격적인 전략만을 앞세워 업체간 물고 물리는 경쟁에만 몰두해 지금의 화를 자초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이처럼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광전송장비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루슨트는 알카텔과의 합병이 논의되는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었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들을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노텔 역시 현재 매각설이 나돌 정도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센터포인트의 젯파이어 인수, 시에나의 ONI 인수처럼 생존을 위한 업계의 인수합병도 지속될 전망으로 관련 업계의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로 3G 사업 부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릭슨의 국내 지사가 문닫을 위기에 처해있고, 시카모어, 알리디안 등은 국내 사업 부진으로 이미 지사를 철수했다. 이처럼 국내에 지사를 두고 있는 대부분의 업체들 또한 너나 할 것 없이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국내외에서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는 업계의 재편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는 “해외 광전송장비 업체들의 재편은 기존 국내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 조직과 기술력을 앞세운 메이저 업체 위주로 국내 시장의 판세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메이저 업체들도 경기 침체로 인한 심각한 경영난으로 존립자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어 하반기 국내 시장 판도를 속단하는 것은 이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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