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네트워킹③] SAN/NAS 컨버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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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 네트워킹③] SAN/NAS 컨버전스
  • 권혁범 기자
  • 승인 200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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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과 NAS는 서로의 영역을 지키며, 상대의 영역을 차지해야하는 경쟁 관계가 아니다. 물론 일정 부분 서로 중복되는 시장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SAN과 NAS는 오늘날 텔레비전과 라디오처럼 어느 정도 고유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어떻게 SAN과 NAS를 동시에 구성하느냐이다. 현재 SAN/NAS 컨버전스는 구성방법을 통한 해결책과 아예 새로운 기술을 통한 재구성이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다.

‘SAN 과 NAS 가운데 누가 패권을 차지할 것인가’라는 논제가 얼마나 무익한지는 새삼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논쟁 초기 시절 대규모 기업은 SAN 환경으로, 중소기업은 NAS 환경으로 가야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와 같은 이분법적 논리는 결국 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SAN 환경만으로 충분한 기업이나 NAS 구성만으로 최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기업이 있듯이, SAN과 NAS를 병행해야 하는 기업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고객들은 SAN과 NAS를 병합할 수 있는 방법을 요구했고, SAN 장비업체나 NAS 장비업체들도 파이버 채널과 기가비트 이더넷의 통합을 신중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초창기에는 양 쪽 진영 모두 장비 배열이나 인프라 구성에 열을 올렸던 게 사실이다.

SAN같은 NAS, NAS같은 SAN

SAN 진영은 NAS 제품이 보다 대용량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 백엔드 부분을 SAN으로 구성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즉 여러 대의 NAS 디스크를 SAN으로 구성해 테이프 라이브러리나 RAID 디스크에 붙이면, NAS 환경이 대부분인 기업에서도 손쉽게 백업이나 디스크 미러링을 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방식은 얼핏 보기에 NAS에게 스토리지 구성의 주도권을 넘겨준 것처럼 보이지만, NAS 디스크나 테이프 라이브러리를 확장시킬 때마다 SAN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SAN 중심의 인프라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NAS 진영에서도 SAN 끌어안기에 적극 나섰다. NAS 업체들이 제시한 방향은 현재 가장 일반화된 SAN/NAS 컨버전스(일부에서는 SAN/NAS 하이브리드라고도 함) 모델이다. 바로 NAS 게이트웨이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NAS 게이트웨이를 원래의 SAN 환경에 붙이고, 기존 SAN 환경에 연결돼 있는 스토리지의 일부를 NAS 디스크로 활용하는 이 방식은 최근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또 양 측은 이 두 가지 모델을 통합하는 방안까지 내놓은 상태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랜 구성은 SAN 측이 제시한 모델로, 맨(MAN)이나 왠(WAN) 구성은 NAS 진영이 추천한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중앙집중적인 스토리지 네트워킹 구성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들의 주장대로 구성될 수도 있지만, 아직 이기종 스토리지간 호환성이나 NAS 게이트웨이와 연결되는 스토리지 종류의 한계 등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이러한 이유에서 대부분의 SAN 스토리지 벤더들은 주로 디스크 스토리지의 콘솔리데이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풀리지 않는 숙제를 갖고 고민하기보다는 현 상태에서 가장 적합한 선택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이기종 구성이 가능하더라도 인스톨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향후 관리상에서의 난관에 부딪힐 것이 뻔하다면, 보다 인프라를 단순화시키는 것이 최적의 해답이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들의 SAN/NAS 컨버전스에는 대부분 디스크 스토리지 콘솔리데이션이 전제되는 경우가 많다.

NAS 게이트웨이, SAN/NAS 컨버전스 ‘핵심’

한국EMC(대표 정형문)는 NAS 게이트웨이인 ‘셀레라 파일서버’와 ‘시메트릭스’를 이용하면 SAN/NAS 컨버전스에 보다 손쉽게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SAN 환경을 토대로 NAS의 파일 공유 기능을 지원하는 SAN/NAS 통합 소프트웨어 ‘하이로드’를 셀레라 파일 서버 플랫폼에 탑재할 경우, SAN과 NAS의 장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단일 스토리지 네트워크로의 통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LG히다찌(대표 이기동),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대표 류필구), 한국HP(대표 최준근), 한국썬(대표 에드 그레이함) 등 히다찌 제품을 취급하는 4개 회사도 SAN 구성을 중심으로 NAS 기능을 일부 적용하는 SAN/NAS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호한다. 물론 이들이 내세우는 SAN 구성 역시 보통 스토리지 콘솔리데이션을 전제로 한다.

염승명 한국HP 기술영업사업부 기업고객영업부문 과장은 “현재 국내 SAN 구축 사례를 보면 대부분 디스크 하나에 SAN 스위치 두개를 설정하는 식이다. 즉 포트 증설용으로 구축된 SAN 환경이 대부분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고객이 파일 공유를 원한다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방식이나 NAS 게이트웨이를 적용하면 손쉽게 SAN과 NAS를 공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NAS 업체들은 NAS 게이트웨이를 기반으로 SAN과의 통합을 시도 중이라는 점에서는 SAN 스토리지 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와 동시에 SAS(Serial Attatched SCSI) 기술 개발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현재 SAS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주관사인 맥스터를 비롯해 대략 15개사 정도이다.

강성규 맥스터코리아 네트워크시스템 그룹 이사는 “맥스터는 그 동안 SAN 접목을 꾸준히 준비해 온 업체다. NAS 6000부터는 이미 SCSI 브리지를 사용했다. 하지만 맥스터는 이와 동시에 iSCSI와 SAS도 준비중이다. 오는 12월경이면 SAS 제품이 출시될 것이다. 비록 지금은 iSCSI가 바람몰이에 성공했지만, SAS는 iSCSI를 능가하는 제품이 될 것이다. SAS가 iSCSI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월등히 뛰어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IP-SAN, SAN/NAS 컨버전스의 대안으로 ‘주목’

SAN과 NAS 진영간 통합 움직임과는 달리, 아예 기가비트 이더넷이나 파이버 채널 가운데 어느 한 쪽에 무게를 실어 한 단계 진보한 형태로 진화시키고자 하는 스토리지 네트워킹 구성도 근래 들어 크게 주목받고 있다. FCIP(Fibre Channel over IP), iFCP(Internet Fibre Channel Protocol), iSCSI(Internet SCSI)로 대표되는 IP-SAN이 바로 그것이다. 파이버채널 기반의 SAN이 장비간 호환성 부족과 별개의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난관에 부딪힘에 따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IP-SAN에 대한 논의가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더넷 기반의 TCP/IP 네트워크를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IP-SAN은 현재 기가비트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과 SCSI 프로토콜의 진화로 인해 그 가능성을 더욱 높여 가는 중이다.

FCIP, iFCP, iSCSI 등 3가지 기술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단연 iSCSI이다. 지난해 발표된 IBM의 ‘IP스토리지 200i 시리즈’는 대만의 SI업체인 인포캠프, 중국의 싱쿠오 고등학교, 독일의 투에빙겐 대학교 등에 이미 공급됐으며, 시스코의 ‘SN5420 스토리지 라우터’도 대만의 A대학에 20대가 한꺼번에 도입될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근 iSCSI 속도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10기가비트 이더넷이 연말경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데다가, 소프트웨어 처리 수준의 느린 처리속도를 대폭 개선할 수 있는 하드웨어 가속기와 고성능 NIC 개발도 완료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TCP/IP 가속 솔루션 개발업체인 앨러크리테크가 기존 iSCSI 속도(50∼70M)를 대폭 개선시킬 기가비트 가속기 제품군을 2/4분기 내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달은 iSCSI 상용화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iSCSI 상용화 멀지 않았다

여기에 시스코시스템즈 코리아(대표 김윤)가 최근 기업 부서 및 중소기업을 겨냥해 iSCSI 게이트웨이 ‘SN 5428’을 발표, iSCSI 상용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번에 시스코가 발표한 제품은 중형 서버 연결용 IP 기가비트 이더넷 인터페이스와 스토리지 및 하이엔드 서버 연결용 파이버 채널 포트가 결합된 제품으로, 기본적인 블록레벨 액세스 및 파일공유는 물론이고 보안 VLAN, QoS와 같은 지능형 네트워크 서비스 기능까지 포함돼 있다.

김민세 시스코시스템즈 코리아 차장은 “국내 기업 대부분은 전체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필요한 모든 부분들을 개별적으로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스토리지 네트워킹 제품에 친숙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시스코의 IP SAN 솔루션을 통해 우리는 고객들의 스토리지 환경에서 연결성 및 유연성을 추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사업장별 또는 특정 부서 수준에서 개별 애플리케이션 서버들이 스토리지 네트워킹 인프라스트럭처가 제공하는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비록 iSCSI의 속도에 대한 해결책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iSCSI의 본격적인 성장은 10G 기가비트 이더넷이 상용화되는 올해 말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큐로직, 애질런트, 에뮬렉스 등 주요 호스트 버스 어댑터(HBA) 업체들도 최초 모델 출시를 올해 중반쯤으로 예정해 놓은 상태며, HBA 업체들과 보조를 맞추며 진행 중인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와 같은 주요 NAS 벤더들 역시 10G 기가비트 이더넷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말에 맞춰 로드맵을 그려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iSCSI를 비롯한 IP-SAN이 스토리지 구성의 절대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 여기에는 여전히 제품간 호환성이라는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즉 업체간 확실한 표준이 성립되지 않는 한 항상 ‘호환성’은 항상 고객들을 괴롭히는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www.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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