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인형 수집…대리만족으로 친구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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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인형 수집…대리만족으로 친구 역할 ‘톡톡’
  • 승인 2002.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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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에이전시 업체인 펜타브리드 사무실에 가면 인형으로 둘러 쌓인 책상 하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책상의 좌우측면과 앞면을 바비와 제니인형이 둘러싸고 있다. 인형 속에 파묻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인공인 남양숙 웹디자이너는 속칭 「예쁜 인형 수집광」이다.

어린 아이처럼 인형을 수집하고, 이 인형들을 책상에 가득 진열해 놓으면 사무실 동료들이 흉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인형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냥 예쁜 게 좋아요. 각자의 취향일 뿐 다른 사람의 이해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주변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단다. 오히려 자신은 예쁜 인형이 좋아서 단지 몇 개 인형을 모았을 뿐 매니아적인 수집광에 비하면 수집하는 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인형을 가지고 많이 놀았다. 커서 고등학생이 되었는데도 가끔 인형이 너무 예뻐 친구와 엄마 몰래 사기도 했다. 물론 주변에는 동생 것이라거나 선물 받았다고 속이기 일쑤였다. 2년전 친구로부터 생일선물로 바비를 처음 가지게 된 후 본격적으로 바비와 제니, 기타 예쁜 인형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바비 인형은 실제 사람과 똑같이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자신과 동일시하는 착각을 종종 불러일으킨다. 인형이라고 우습게 볼 것이 아니라 얼굴, 머리카락, 눈, 코, 입, 손, 발, 옷 등을 자세히 보면 너무나 섬세하게 만들어 놓았다. 진짜와 똑같은 멋진 옷과 얼굴 표정 등을 통해 대리만족을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내가 입을 수 없는 드레스를 입힐 수도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바비 인형 예찬론을 폈다.

진짜 사람 같은 인형이 나를 대신한다

어른들을 위한 바비 인형으로는 콜렉터가 있는데, 핑크박스 바비보다 얼굴이나 옷, 몸짓이 상당히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핑크박스 바비는 어린이 장난감으로 나온 핑크색 박스에 담긴 바비 인형을 말한다.

콜렉터에는 전 세계적으로 한정 생산되는 리미티드 에디션과 유명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것, 뭔가 기념하기 위해 나온 스페셜 에디션 등이 있으며, 이들은 인형 하나에 10만원이 훌쩍 넘어가기 일쑤다. 유명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하고, 큐빅 등 화려한 장식과 옷으로 치장한 것은 40~50만원이 넘어가는 것도 있다고 한다.

『바비의 체형이 같기 때문에 사람 옷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티셔츠나 드레스 등을 갈아입히고 머리카락이나 속눈썹을 붙이는 등 스타일을 바꿔주면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기도 한다. 이들 소품들도 수 만원에 달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한다』면서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그만 사야지 하고 다짐을 늘 한다. 하지만 바비 인형이 대량으로 시장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더욱이 예쁜 모델은 조기 품절되기 쉽기 때문에 빨리 사야한다는 생각이 앞서기 마련이다. 이러다보면 그만 사야지 하는 다짐도 공염불로 돌아가고, 계속 사 모으게 된다』면서 바비와 같은 예쁜 인형들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www.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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