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을 빛낼 신기술, 10기가비트 이더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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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을 빛낼 신기술, 10기가비트 이더넷
  • 정광진 기자
  • 승인 2002.05.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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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제록스 팔로 알토 리서치 센터(PARC)에서 처음 개발된 이더넷이 10Mbps에서 100Mbps 속도로 진화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20년. 그러나 100Mbps에서 기가비트 이더넷으로 업그레이드된 기간은 불과 5~6년. 그리고 이제 우리는 10기가비트 표준을 목전에 두고 있다.

쓰리콤의 설립자인 멧칼프(Metcalfe)에 의해 개발된 이더넷은 랜의 핵심기술로서 저렴한 구축비용, 설치와 유지보수의 용이성, 높은 신뢰성 등을 장점으로 현재 모든 인터넷 접속의 기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2.94Mbps에서 출발한 이더넷은 10Mbps를 거쳐 100Mbps 고속 이더넷(패스트 이더넷)으로, 현재 대부분의 기간망 접속방법인 1,000Mbps 속도의 기가비트 이더넷까지 발전했고, 이제는 10,000Mbps인 10기가비트 이더넷이 출현했다. 100Mbps를 기점으로 이더넷 기술은 4~5년마다 평균 속도가 10배 이상 증가하고 있고, 이는 사용자의 수가 증가할수록 네트워크 가치(속도)는 급속히 팽창한다는 ‘멧칼프 법칙’과 18개월마다 마이크로프로세스의 파워는 2배로 증가하는 반면, 가격은 반으로 떨어진다는 ‘무어의 법칙’을 훌륭히 증명해 보인다.

정식 표준, 예정보다 지연

1998년 6월, IEEE 802.3z 태스크포스가 기가비트 이더넷 표준을 확정한 후, 1999년 3월 55개 업체 140여명이 참석한 HSSG(Higher Speed Study Group)에서 10기가비트 이더넷과 관련된 필요성을 제기했다. HSSG는 네트워크의 성장과 인터넷 트래픽 급증에 대비해 기가비트 집합(aggregation), 파이버 채널, 테라비트 라우터, 차세대 I/O와 같은 10기가비트 이더넷과 관련된 논의를 거쳐, IEEE에 10기가비트 이더넷 표준 작업을 요구했다. 2000년 1월 IEEE는 10기가비트 이더넷 표준을 위해 802.3ae 태스크포스를 결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초안은 2000년 9월, 2000년 12월에 드래프트 2.0이 발표돼 논란이 되던 물리적(PHY) 계층과 PMD(Physical Media Dependent) 인터페이스를 규정했다.

예정대로라면 정식 표준은 올해 3월에 나왔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나와있는 테스트 장비로는 10기가비트 이더넷 장비에 대한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새롭게 검토에 들어갔다. 태스크포스는 올해 6월까지 표준을 완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지만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 왠 계층도 정의

IEEE 802.ae에서 10기가비트 이더넷 표준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시스코, 파운드리, 익스트림, 쓰리콤, 월드와이드팻킷, 썬, 인텔, 노텔 등 네트워크 및 시스템 업체들은 10기가비트 얼라이언스(www.10gea.org)를 조직하고 표준 제정 및 시장 활성화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애질런트, 아기어를 중심으로 조직된 젠팍 MSA(XENPAK MSA ; www.xenpak.org)에서는 칩 인터페이스(XAUI), 옵티컬 트랜시버(PMD)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10기가비트 이더넷은 기가비트 이더넷의 연속선상에 있지만 차이점도 존재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랜 물리적 계층(PHY)만 정의한 기가비트 이더넷에 비해 랜 PHY와 왠 PHY가 있다는 것. 왠 PHY가 존재하는 10기가비트 이더넷은 9.29Gbps 속도의 SONET OC-192/SDH STM-64와 어느 정도 호환성을 유지하고,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방식(DWDM)과 바로 연결할 수 있다. 기존 랜 기술에서 사용하던 반이중(half duplex) 방식과 패킷충돌방지기법인 CSMA/CD를 배제하고 전이중(full duplex) 방식만을 사용해 장거리 링크, 중계기, 기타 DWDM이나 SONET/SDH 같은 전송 계층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물리적 매체도 동선(Coax)이 아닌 파이버만을 사용한다. 그러나 여전히 이더넷의 프레임 포맷과 확장성은 그대로 유지해 마이그레이션이 용이하다.

랜·맨·왠을 아우른다

랜 영역에서 이미 이더넷은 경쟁상대가 없다. 10기가비트 이더넷은 기가비트 이더넷보다 속도는 10배, 거리는 기존 5Km에서 싱글 모드 파이버를 사용하면 40Km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이는 고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캠퍼스 40Km 범위 안에서 비용 효율적인 장소에 데이터센터를 위치시킬 수 있는 이점을 보장한다. 데이터센터 안에서는 멀티 모드 파이버를 사용해 좀 더 싼 가격에 스위치와 스위치, 서버와 스위치간을 10기가비트로 연결할 수 있다.

10기가비트 이더넷이 백본으로 자리잡으면 100Mbps로 연결된 워크스테이션, 혹은 데스크탑에도 기가비트 이더넷 연결이 가능해 스트리밍 서비스, 미디어 이미지, 고용량 그래픽 등 고 대역폭을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원활히 돌릴 수 있다. 이는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 병원, 연구기관에도 유용하게 적용된다.

통신사업자와 가입자를 이어주는 메트로 구간의 대역폭 한계를 기가비트 이더넷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메트로 이더넷이라고 하면 10기가비트 이더넷은 그 파이프를 10배로 확장시킨 셈이다. 맨의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는 e-커머스의 성장 및 엑스트라넷, 백오피스, 자동화, 재택근무, 컨텐츠/웹 호스팅 같은 핵심 서비스의 아웃소싱을 들 수 있다. 10배 확장된 10기가비트 이더넷은 이런 아웃소싱 서비스를 원활하게 소화해 낼 것이다.

스토리지 영역도 10기가비트 이더넷이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TCP/IP를 이용해 파일을 공유하는 NAS(Network Attatched Storage)에 도입되는 것은 물론, 랜과는 별개의 네트워크로 구성하는 SAN(Storage Area Network)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다양한 서버와 스토리지를 묶는 SAN은 1~2Gbps를 지원하는 광 파이버 채널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광 장비와 파이버 채널 기술은 복잡하고 전문가도 부족하다. 10기가비트 이더넷은 속도뿐만 아니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친숙한 기술로 운영의 이점을 가져다준다. 또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주 센터와 백업센터간 데이터 복제를 위해 T3 전용선과 DWDM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10기가비트 이더넷은 저렴한 가격에 DWDM이 가지는 고대역폭 제공이 가능하다.

왠 영역에서 10기가비트 이더넷은 왠 PHY를 정의하고 있어 서비스 사업자에게 캐리어급 스위치/라우터와 SONET/SDH에 붙는 광 장비를 저렴한 가격에 빠른 속도로 연결시켜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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