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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미래 산업 구조 뒤흔든다 (2)
산업에 접목되는 블록체인 사례 증가…생활 서비스에도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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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2일 08:31:42 윤현기 기자 y1333@datanet.co.kr

글로벌 IT기업들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이 늘어나면서 점차 다양한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다이아몬드 유통사 에버레저는 블록체인을 적용해 다이아몬드가 생산부터 유통되는 전 과정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다이아몬드는 색, 투명도, 컷, 원산지 등 그 고유성을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가 40가지가 넘는다. 이러한 보석을 둘러싸고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는 인증서 위조, 절도, 거짓 분실과 같은 보험사기 등 많은 범죄들이 일어나고 있다. 보험회사에서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1년에 53조6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소요하고 있다. 또한 아동들의 노동을 착취해 비윤리적으로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것도 문제가 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에버레저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다이아몬드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으며,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에 소비자들은 보석을 안심하며 구매할 수 있게 됐다.

   
▲ IBM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오렌지의 원산지를 추적하고 있다.

중국 월마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유통되는 돼지고기를 위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축산 농가, 보관 창고, 트럭 등 운송 경로 전체에 사물인터넷 센서를 설치했으며, 돼지의 먹이, 도축 방법, 보관 창고의 온도 등 관련된 모든 정보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관계자들과 공유한다. 이를 통해 위생 문제 발생 시 즉시 추적이 가능해 졌으며, 돼지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

캐나다의 사회적 기업 플라스틱 뱅크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바다가 오염되는 경우의 80%가 저개발국가에서 일어난다는 점에 착안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저개발국가의 빈곤층이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수거해오면, 이를 보상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 뱅크는 두 가지 문제점과 마주쳤다. 하나는 이 모든 거래 과정을 펜과 종이로 일일이 수기로 기록해야 한다는 점과 또 다른 하나는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은행계좌가 없었고, 부패와 범죄로 현금 거래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플라스틱 뱅크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token) 보상 시스템을 구축했다. 다행히 저소득층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디지털 토큰’을 활용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아이티의 경우에도 이미 50% 이상의 사람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있었다.

저소득층 사람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디지털 지갑을 통해 지급된 토큰으로 생수, 음식, 연료 등을 살 수 있고, 일부 학교는 수업료를 이 디지털 토큰으로 받고 있다. 아이티에만 2000여명 이상의 빈곤층이 플라스틱을 수거해 토큰을 받고 있으며, 30개 이상의 플라스틱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재활용된 플라스틱만 700만 파운드(317만5146kg)에 달한다.

이 프로그램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환경도 보호하고, 저소득층도 지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아이티를 시작으로 필리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파나마, 인도 등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국내 블록체인 기술 개발 움직임 ‘활활’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IT업계를 이끌어온 대형 SI기업들을 비롯해 금융, 통신 등에서 블록체인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만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찌감치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 삼성SDS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선보이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블록체인 신분증과 지급결제 서비스는 보안성을 강화하면서 기존 블록체인 기술로는 구현이 힘들었던 실시간 대량 거래처리, 자동으로 안전하게 거래를 실행하는 스마트계약, 관리 모니터링 등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SDS는 삼성카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블록체인 신분증을 응용한 제휴사 회원인증 서비스도 적용 중이다. 블록체인 신분증, 포인트, 지급결제 등 블록체인 관련 7개의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해외 출원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삼성SDS는 물류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물류 블록체인 기술을 부산지역 수산물 가공업체 삼진어묵에도 시범 적용하고 있다. 삼진어묵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반 ‘유통이력 관리시스템’은 입고부터 가공, 포장, 판매에 이르는 생산과 유통 과정의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소비자에게 공유해준다. 실제로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제품 포장지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원산지, 제조사, 제조일, 유통기한, 판매점 등 모든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서울시 블록체인 기반 시정혁신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사업도 수주했으며, 참가했던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프로젝트에서도 화주·선사·세관·은행 등 물류 관련자들이 선화증권(B/L)과 신용장(L/C) 등 물류 관련 서류를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공유함으로써 수출입 관련 서류 위·변조를 차단하고 발급절차를 간소화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SK(주) C&C는 지난해 해운선사들을 위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개발에 이어 금융·통신·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모바일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IDaaS: IDentity-as-a-service)’를 개발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SK(주) C&C의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는 선주·육상 운송업자·화주 등 물류 관계자 모두가 개인 간(P2P) 네트워크로 물류 정보를 전달받아 공유·관리하는 방식으로, 육상에서는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인 로라(LoRa)망을 활용해 컨테이너 화물 위치 추적 및 관리 체제를 구현했으며 해상에서는 해상 운송 중 상태 정보를 수집했다가 항구 도착 시 정보를 일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선하증권(B/L), 신용장(L/C)과 같은 각종 거래원장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원본임을 보장하고 안전하게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개발했으며, 한국발~상해착 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의 시범 적용 테스트까지 마쳤다.

‘블록체인 모바일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는 별도의 가입 또는 ID 통합 절차 없이 다양한 산업·서비스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는 실질적인 ‘원 아이디(One ID)’를 실현한다는 장점이 있다. 특정 통신사의 디지털 ID를 보유한 고객은 해당 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쇼핑몰, 금융기관, 영화관, 편의점 등 모든 곳에서 간단한 개인 식별 숫자(PIN 코드) 입력만으로 모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 물류·유통은 블록체인 적용 시범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다.

금융 분야 활용 가능성 넓혀

LG CNS는 지난해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와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R3 고유의 분산원장 기술인 ‘코다(Corda)’와 LG CNS의 블록체인 프레임워크 및 금융 비즈니스 솔루션을 결합한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했다.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은 금융에 특화된 R3 코다를 채택해 거래 당사자들만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모든 참여자의 합의가 필요한 기존 블록체인 기술에 비해 높은 정보 기밀성 확보와 함께 거래 합의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은 국내 금융환경에 최적화된 운영 환경을 제공해 블록체인 개발 생산성을 제고한다. 또한 R3 코다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존 금융망과 타 블록체인 기반 기술과 유연한 연계가 가능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를 토대로 LG CNS는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컨설팅 ▲금융 특화 코다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개인 및 문서 인증·거래중개 사업자 없는 모바일 결제·포인트 관리와 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자문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전자문서 관리시스템을 BC카드에 적용했다. 이로써 BC카드는 가맹점 계약서 및 증빙 자료를 비롯한 모든 전자문서들을 용량과 형식에 상관없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저장할 수 있게 됐다. 블록체인만의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각각의 데이터를 실시간 병렬 처리하여 고속으로 암호화하고 블록체인에 등록할 수 있어 전자문서의 효율적인 관리도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블록체인 적용으로 BC카드는 가맹점 서류 등이 암호화돼 개인정보 보안이 강화됐으며, 전자문서 관리 영역에서 업무 구비서류 관리, 권한정보 관리, 심사자 분배 등이 자동화됐다. 이로 인해 처리시간 및 관리비용이 줄어들어 더 편하고 경제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됐으며, 자동화로 인해 업무 효율도 상승했다.

KT는 지난해 7월 카드거래 시 생성되는 ‘전자서명 이미지’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전자서명 이미지(ESC) 관리시스템’을 개발 후 BC카드에 적용한 바 있는데, 이번에 ‘전자문서 관리시스템’으로 블록체인을 확대 적용했다. 하루에도 수백만 건씩 생성되는 카드결제 전자서명 이미지들은 전자거래법상 금융사가 5년간 보관해야 해 서버 구축과 관리 비용이 상당했다. 하지만 BC카드는 전자서명 이미지를 블록체인에 분산저장하고 관리해 서버 사용 용량은 80%까지, 파일 저장 시간은 70%까지 줄였다.

실손보험금 자동 청구·개인 간 전력거래 등 생활 서비스에도 활용

그동안 블록체인 기술 적용 사례가 금융과 물류 분야에 집중돼 왔지만, 이외에도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이 같은 사례들을 만들어내고자 정부 지원 하에 시범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교보생명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실손의료보험금 자동 청구 서비스’를 구축했다. 현재 실손의료보험(약 3400만 건 가입, 국민의 약 65%)은 가입자가 의료기관에 진료비를 지불한 후 진료비영수증 등 진료기록 사본과 보험금청구서를 팩스, 우편, 인터넷, 방문 등의 방법으로 보험사에 제출해 보험금을 청구해야 한다. 그러나 보험금 청구절차가 번거롭다 보니, 청구금액이 소액인 경우 서류준비 부담 등으로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구축한 ‘블록체인 기반 실손의료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반 인증을 통해 보험금청구서 작성과 진료기록 사본 전달을 자동으로 처리, 가입자가 손쉽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한다. 예컨대 가입자가 병원에서 진료비 수납 시 자동청구 의사를 밝히고 스마트폰 앱으로 보험사로 보내야 할 진료기록들을 선택하면 보험금 청구 접수는 완료된다.

가입자, 보험사, 의료기관이 함께 참여해 인증 정보를 공유하는 블록체인에서의 인증 결과에 따라 보험금 자동청구 여부가 결정되고, 보험금 청구의 전 과정이 블록체인에 기록돼 투명하게 관리된다.

지난해 말부터 수도권 내 3개 병원과 교보생명 가입자 일부를 대상으로 운영된 시범 서비스는 관련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자 간 협의에 따라 향후 전국 중대형 병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이웃 간 전력거래 및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웃 간 전력거래는 프로슈머가 스스로 생산하고 남는 전기를 한전의 중개를 통해 누진제 등으로 전기요금 부담이 큰 이웃에게 판매하는 혁신적인 전력거래 방법이다. 2016년부터 정부에서는 이웃 간 전력거래가 가능한 기준을 마련하고 실증사업을 추진하며 이웃 간의 전력거래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프로슈머가 소비자의 사전 동의를 구한 후 한전에 이웃 간 전력거래를 신청하면 한전이 거래 가능여부 및 편익을 검토한 후 프로슈머와 소비자가 최종 동의할 경우에만 협약체결(프로슈머·소비자·한전, 1년 단위)을 통해 이웃 간 거래가 가능하고, 거래비용은 한전의 전기요금으로 정산하는 형태이다. 이로 인해 프로슈머와 소비자 간의 신속한 매칭이 어렵고, 월단위의 단순 전기요금 상계를 통한 정산으로 거래의 실시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번에 구축한 ‘블록체인 기반 이웃 간 전력거래·전기차 충전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반 전력거래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최적의 프로슈머와 소비자를 매칭하고 ‘에너지포인트’로 즉시 거래할 수 있게 한다. 보유한 ‘에너지포인트’는 전기요금 납부 외에도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전기차 충전소에서 지급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프로슈머, 소비자, 한전, 전기차 충전소 등이 함께 참여하는 블록체인을 통해 전력거래·전기차 충전 과정과 ‘에너지포인트’ 거래내역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된다.

지난해 말부터 한전의 인재개발원 내 9개 건물과 서울 소재 2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운영된 시범 서비스는 역시 관련 성과를 바탕으로 실증 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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