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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미래 산업 구조 뒤흔든다 (1)
탈중앙화로 투명한 정보 공유 가능…비즈니스 복잡성 줄이고 신뢰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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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1일 16:00:29 윤현기 기자 y1333@datanet.co.kr

지난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열풍이 전 세계를 뜨겁게 강타하면서 이를 구현하는데 활용된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디지털 분산 원장으로도 불리는 블록체인은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참가자들에게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특성 때문에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신뢰성 및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탈중앙화 구조로 인해 중앙집중형 구성인 기존 산업들의 구조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돼 많은 산업계에서 주시하고 있다. <편집자>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기록하는 일종의 디지털 거래 장부다. 이러한 거래 기록은 블록의 형태로 저장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블록들이 순차적으로 연결된 ‘사슬’ 구조를 갖게 된다. 이렇게 구축된 블록체인상에 기록된 거래들은 한 명의 참여자에 의해 변경될 수 없으며, 해당 정보에 접근 권한이 주어진 모든 참여자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즉 블록체인 기술은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참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모든 자산을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기반으로 거래를 투명하게 하는 공유 원장 기술(shared ledger technology)이다. 비즈니스 네트워크 내에 모든 거래가 기록되고 공유되며, 비즈니스의 규칙과 로직은 계약에 함축돼 거래 수행 시 실행된다. 원장은 모두에게 공유되지만, 참여자의 개인정보는 암호화 기술을 통해 보호된다.

블록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암호화폐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오픈 네트워크로 누구나 공유 가능하고 모든 참여자에 의해 운영된다.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은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선호되는 시스템이며, 모든 거래 정보와 관리 접근이 초대를 통해서만 참여가 가능한 폐쇄적인 시스템이다.

자동차 거래에 관련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예시로 설명하면, 자동차 거래 블록체인상에는 자동차 제조사, 판매상, 리스 회사, 리스 사용자, 자동차 보험사, 중고차 거래상, 폐차장 등이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는 자동차 한 대의 생산, 거래, 사고 내역, 리스 관련 내역, 계약 내용 등 모든 거래 정보가 디지털화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되므로,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블록체인은 정보 공유의 투명성, 기술의 안전성을 통해 비즈니스 거래 참여자 간의 신뢰를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로써 조명 받고 있다.
 

비즈니스 효율성 제고·거래 기록 안전하게 보관

블록체인은 기록이 변경될 수 없고, 접근 권한을 부여 받은 참여자들에게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되기 때문에 비즈니스에서의 신뢰성 및 투명성을 높여 기업들이 서로 신뢰를 갖고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과정에 드는 비용과 복잡성을 줄이며, 정보를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상호 간 높은 신뢰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금융 분야에서도 중앙금융기관 없이 은행끼리 직접적으로 거래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가 가능하다. 이를 확인하는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비즈니스에 드는 비용이 줄고, 과정도 크게 간소화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상에 기록된 거래정보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전체 네트워크 참여자의 과반수이상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 기술적 절차가 필요하다. 모든 정보가 암호화돼 있으며, 동시에 모든 블록을 한꺼번에 해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해킹이나 사이버 범죄로부터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구현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사용되면서 일부에서는 ‘블록체인=암호화폐’로 오해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화폐라는 특성상 여기에 사용된 블록체인 기술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이다. 특이하게도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구현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므로 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딱 잘라 분리하기는 어렵다.

암호화폐가 투기의 대상으로 여기지기도 하면서 부정적인 인식들도 존재하지만 블록체인 기술 그 자체가 나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되는 사례가 발생해 보안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지만, 이는 블록체인이 아닌 거래소 내의 다른 프로그램이 해킹된 사례다.
 

금융·헬스케어·유통 등 다양한 산업 분야 활용 기대

퍼블릭 블록체인은 일부에서의 우려와는 달리 좋은 방향으로 활용이 가능한 기술이다. 이미 외국환송금/결재 등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로 거래 시 유용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시장조사기관 윈터그린 리서치에 따르면 블록체인 제품과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7억600만 달러에서 2024년에 6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블록체인 시장을 선점하고, 해당 기술을 산업계에 접목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블록체인 관련 도구를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기업들이 디지털 원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 왔으며, 아마존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페이스북은 암호화폐, 암호화 및 기타 분산형 컴퓨팅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 역시 자사 클라우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자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에 접목돼 활용이 가능하지만, 우선적으로 은행 및 금융 서비스, 공공, 의료 분야에서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은행, 금융 서비스 및 보험(BFSI) 분야에서는 블록체인 시장이 2016년 6700만 달러에서 2021년까지 6억2000만 달러까지 연평균 5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료 및 생명 과학 분야는 2021년까지 정부 및 공공 부문을 넘어 두 번째로 큰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은행 및 보험에서부터 헬스케어, 부동산, 공공 기록, 공급망, 여행 및 운송,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공급 체인에 이르는 전체 산업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며 그 영향은 더 광범위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미국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이미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IBM의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병원 간 환자 건강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동일 검사를 다른 병원에서 다시 진행하거나 검사 받은 정보를 다른 병원에 옮기기 위해 CD를 요청할 필요가 없게 되는 등 편의성이 향상됐다.
 

블록체인 시장 선점 위한 기술 개발 본격화

암호화폐 이슈와는 별개로 산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몰고 올 파급력에 주목해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제 활용 사례가 일부에 불과하고, 암호화폐 이슈를 제외하면 시장 자체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먼저 기술력을 확보하고, 시장 수요 발생 시 빠르게 진입하겠다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특허청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지식재산 선진 5개국에 출원돼 공개된 블록체인 관련 전 세계 특허출원은 2018년 1월 기준 1248건으로 나타났다. 비록 특허출원의 양은 많지 않지만, 2009년 블록체인이 구현된 이래 2013년 27건에서 매년 2~3배씩 증가해 2015년에는 258건, 2016년에는 594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원인의 국적별로 살펴보면 누적건수로는 미국이 1위로 집계됐지만, 2016년 이후 중국이 연간 특허출원 건수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G2(미국·중국)로의 편중 현상도 심해 미국과 중국이 전체 특허출원의 대부분(78%)을 점유했으며, 3, 4위를 차지한 우리나라와 일본의 점유율은 8%, 3%에 불과했다.

주체별로는 전 세계 블록체인 특허출원 중 81%를 기업이 주도하고 있고, 미국은 은행 등 금융기업에 의한 특허출원도 활발한 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보다 벤처 기업 등의 중소기업 비중이 높았으며, 금융기업에 의한 특허출원은 아직까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은 이미 오픈소스로 공개돼 누구도 특허를 갖지 못하는 자유 기술이다. 따라서 특허출원은 주로 보안, 운용, 활용 등 주변 기술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이 암호화폐에서 물류·의료·공공 서비스 등으로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특허출원도 덩달아 활용 분야를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 경쟁이 심화되자 암호화폐 투기 과열로 인해 규제 카드를 꺼냈던 우리나라 정부도 다시금 블록체인 산업 육성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 산업 분야로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 확산을 위해 지난해부터 ▲실손보험금 청구 자동화(교보생명) ▲이웃 간 전력거래(한국전력) 등 4개 과제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에도 파급효과가 크고 국민체감 편익이 높은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국가기관·지자체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과제의 사전수요조사를 진행, 41개 기관이 제출한 72개 과제 중 6개를 엄선해 전년 대비 3배 규모인 총 4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선정된 과제로는 ▲투명한 전자투표 시스템(선관위) ▲블록체인 기반 전자문서 발급 인증 시스템(외교부) ▲믿을 수 있는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농식품부) ▲종이 없는 스마트계약 기반 부동산거래 플랫폼(국토부) ▲빠르고 효율적인 스마트 개인통관 서비스(관세청) ▲청년활동지원 온라인 플랫폼(서울시) 등이 있다.
 

글로벌 IT기업들, 빠른 시장 선점 나서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열풍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되며 그 활용 분야를 모색해왔다. 특히 IBM을 필두로 주요 글로벌 IT기업들은 블록체인 시장을 예견하고 이를 선점하고자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추세다.

IBM은 하이퍼레저(Hyperledger) 프로젝트에 기반한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구조에서부터 빠른 개발을 위한 플랫폼,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클라우드 인프라, 특정 산업의 비즈니스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블록체인 솔루션 등 컨설팅·구축·서비스 모두를 아우르는 오퍼링을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IBM은 리눅스 재단의 하이퍼레저 패브릭 버전 1.0에 기반한 첫 번째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인 IBM 블록체인을 출시했는데, 이는 기업용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며 초당 1000건 이상의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다.

IBM 블록체인은 개발자들이 IBM 클라우드상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배치·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고위험 비즈니스 네트워크(HSBN: High Security Business Network) 서비스도 빠르게 시장에 출시했다. 이에 스타트업 에버레저(Everledger)부터 금융 서비스 부문의 리더인 도쿄-미쓰미시 UFJ 은행, 노던 트러스트까지 다양한 고객사들은 현재 IBM 클라우드에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MS도 애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MS는 블록체인 얼라이언스 ‘EEA’에서 활동하면서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기여하는 한편, 파트너와 기업이 보다 쉽게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서비스 개발에도 치중하고 있다.

MS는 기업들이 애저 클라우드를 이용해 간편하게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으며, 블록체인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보다 보안이 강화된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엔터프라이즈를 위한 블록체인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블렛츨리(Bletchley) 프로젝트는 기업이 기존 IT 인프라에 블록체인 솔루션을 녹여 넣을 수 있게 하며, 컴플라이언스 인증도 갖추고 있어 금융기관에서도 도입할 수 있게 한다.

블렛츨리보다 진보된 개념의 엔터프라이즈용 블록체인으로 ‘코코 프레임워크’ 개발도 진행 중이다. 코코 프레임워크는 데이터베이스 성능에 가까운 대용량 처리량과 빠른 수행 시간을 지원하고, 산업 표준 인증을 사용해 데이터 접근을 보호하며, 트랜잭션이나 스마트 컨트랙트 등의 기밀성을 보장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나 컨소시엄을 통한 대규모 환경에서 도입 가능한 것으로, 금융·공급망 관리·유통·헬스케어·소매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 가능하다.

SAP는 ‘SAP 블록체인 공동혁신 이니셔티브’를 만들고, 고객 및 파트너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이는 ‘SAP 클라우드 플랫폼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해 디지털 장부를 사물인터넷, 제조 및 디지털 공급체인 솔루션과 통합시키는 것이 목표다. SAP 측에 의하면 가전, 통신, 소매, 리테일, 제약, 물류, 농업, 첨단기술, 우주항공 및 국방, 산업기계, 에너지 및 공공설비, 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글로벌 기업들이 SAP의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다.

SAP는 향후 스페인 알라스트리아 컨소시엄 및 물류 블록체인 얼라이언스 등에도 참여할 예정이며, 블록체인 기술의 표준모델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는 물류 블록체인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화물 및 운송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오라클도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오라클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개했으며, 지난 2월에는 하나금융그룹과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 Global Loyalty Network) 구축 및 공동 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GLN에는 오라클의 클라우드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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