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이더넷 서비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상태바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 장윤정 기자
  • 승인 2002.05.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이더넷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신기술로 주목받던 메트로이더넷 서비스가 올해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KT, 하나로통신, 데이콤, 드림라인 등 각 사업자들은 기존 전용선 사업과 충돌된다는 내부적인 문제와 높은 대역폭을 낮은 가격에 팔아야하는 가격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사업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따라서 사업자들은 먼저 시장을 개척하기 보다 다른 사업자들의 행동여하에 따라 대응한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해 메트로이더넷은 10기가비트의 본격 적용을 눈앞에 두고 더욱 빨라진 속도와 네트워크 구축·관리의 간편성 등으로 사용자들의 요구는 증가되고 있는 추세다. 고객에게는 유리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뜨거운 감자인 메트로이더넷 서비스. 메트로이더넷 서비스 사업자 현황과 향후 계획, 올해 시장 전망을 진단해본다.

메트로이더넷은 맨(Metropolitan Area Network) 구간의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의 라우터나 전송장비 대신 스위치 장비만을 이용하여 랜에서 적용되었던 이더넷 기술을 적용시켜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다.

TDM 기반의 SONET/SDH 전송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메트로이더넷은 E1, T1, 512Kbps 등으로 고정되어있던 사용대역폭과 달리 원하는 만큼의 대역폭을 선택해서 쓸 수 있는 유연한 가입자 대역제공, 기가비트 기반의 대용량 서비스 제공, 네트워크 효율성 향상, 고대역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가능, 데이터 전용망을 통한 네트워크 관리 및 운용 용이, 네트워크 확장성 우수, 다양한 부가기능 제공 등이 장점이다. 반면 기가비트의 경우 최근 70∼100Km까지 확장되기는 했지만 거리에 제한이 있는 것이 단점이다. 또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 지원을 위한 국제 대역 제한 곤란, IP 특성상 완벽한 QoS 보안, 보호절체 등의 문제 발생, 건물내 별도의 UTP 케이블 배선 필요 등이 단점으로 대두된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메트로이더넷 시장의 매출규모는 올해 약 70억 달러에서 매년 100% 이상 급격히 성장해 오는 2004년에는 3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 역시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의 광통신 메트로이더넷 서비스가 ADSL 등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대체하면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아태 지역의 메트로이더넷 가입자가 지난해 28만명에서 연 110%씩 성장해 오는 2006년 929만명에 이를 것이며, 시장규모 역시 연 118%씩 성장해 2006년 194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IT 시장 분석 기관인 KRG는 ‘주목받는 시장-메트로이더넷의 동향과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메트로이더넷 시장은 최대 2,000억원 규모에 달하며,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와 SSP(Storage Service Provider) 시장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KRG는 전반적인 네트워크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메트로이더넷과 같은 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 분야는 올해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격서비스, 사업자 목하 고민중

그러나 사업자 입장에서 메트로이더넷 서비스의 확산은 그다지 호재가 아니다. 인터넷 서비스 접속을 원하는 고객의 특성상 갑자기 새로운 고객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이 이리 저리 이동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메트로이더넷의 고객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서비스의 고객이 빠져나간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메트로이더넷 서비스는 초기부터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인해 서비스 가격이 낮게 설정돼 있다. 메트로이더넷을 활용한 서비스를 먼저 도입한 부분은 게임방. 게임방의 고객들은 가격과 대역폭에 따라 이동이 잦기 때문에 메트로이더넷은 기존 전용선 서비스보다 낮은 가격과 풍부한 대역폭으로 게임방 고객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게임방 고객은 당장은 돈이 되지만 지속성이 없고 더욱 싼 가격만을 요구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는 별로 도움이 되는 고객은 아니라는 것.

기업쪽으로의 확대가 진정한 메트로이더넷 서비스의 확산이 이루어지는 기회가 되겠지만 기업쪽은 메트로이더넷으로의 이행이 느린 편이다. 기업고객은 무조건 가격이 싸다고 이동하는 것도 아니고 보안과 QoS 등에 대한 의구심으로 메트로 도입에 주저하고 있는 것. 게다가 이미 언급한 것처럼 기업전용선 고객이 메트로로 이행된다면 더 폭넓은 대역폭을 싼 가격에 제공해야하므로 사업자 입장에서는 제살깎기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사업자 입장에서는 메트로 서비스를 확대하자니 돈이 안되고 놔두자니 다른 사업자에게 시장을 뺏길 판이라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또한 이미 TDM 기반의 인프라가 갖춰진 기존 사업자들은 메트로이더넷을 포설한다는 것에 큰 메리트가 없다. 오히려 현재 상태에서는 중복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텔시온, 코젠트, 야입스와 같은 메트로이더넷 서비스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국내 상황은 이와 다르다. 다양한 회선서비스 업체들이 존재하고 신규사업자가 등장하기 쉬운 해외의 경우 투자비용이 절감되는 메트로이더넷은 충분히 경쟁력있는 서비스지만 국내의 경우 기존 KT,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의 대규모 사업자가 통신사업의 패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 또한 SONET/SDH 기반의 광인프라를 풍부하게 보유한 기존사업자가 굳이 메트로로 네트워크를 재구성할 이유도 없다.

하나로통신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메트로이더넷의 탐색전이 이어질 것”이라며 “각 사업자마다 신축지역이나 기존의 낡은 장비를 단계적으로 바꾸어가는 식으로 점진적인 접근을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데이콤은 지난 4월 기업용 메트로 서비스를 출시했고 KT와 하나로통신, 드림라인 등이 이번달 기업용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 올해 메트로이더넷의 시장이 본격 확대될지 주춤하게 될지는 상반기가 지나는 시점에서 판가름이 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