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범위 늘려가며 사회 한 축으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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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범위 늘려가며 사회 한 축으로 자리매김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7.12.29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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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업 넘나들며 활용도 확대…업계 플랫폼 선정 경쟁 가속화

공상과학(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공지능(AI) 시대가 어느덧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2년 전 바둑 AI ‘알파고’로부터 시작된 AI 열풍은 이제 IT업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번져나가고 있다. 특히 컴퓨팅 파워와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의 발전은 AI의 대중화를 이끌며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이제 AI는 개인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쓰임새가 확대되며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큰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편집자>

구글 딥마인드가 선보였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는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바둑에서 최고 기사들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단순 계산보다도 인간의 창의력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던 바둑에서 AI가 승리함으로써 AI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됐다. 비록 영화에서 봐왔던 ‘모든 것을 수행하는 만능’ 역할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인류가 풀지 못했던 난제 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력자의 역할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된 것이다.

이제 AI는 이 같은 인류의 염원과 함께 발전해내가고 있다. 작게는 개인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비서 역할에서부터 크게는 기업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처럼 영향력이 커지는 AI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자 플랫폼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합종연횡’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인 일상 파고든 AI스피커 경쟁 점화

AI가 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비록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변을 내놓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반에는 축적된 데이터가 있으며, 그 중에서 사용자의 질문에 가장 적합한 답변을 찾아 제시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구글 딥마인드 측은 알파고를 훈련시키기 위해 프로기사의 기보 16만 개를 학습시켰다. 또한 AI를 활용하려는 기업들도 데이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를 얻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개인정보 이슈가 민감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에 기업들은 합법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서비스를 출시하며 완성도를 높여나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아마존의 AI스피커 ‘에코’는 사용자 데이터를 토대로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간 대표적인 사례다. 음악 재생, 기상 정보 확인 등 단순한 기능부터 시작해 물건 주문이나 택시 호출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접목되면서 활용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구글 역시 ‘구글 홈’을 출시하면서 AI스피커 시장에 불을 지폈다.

국내에서도 AI스피커 시장의 막이 열렸다. SK텔레콤이 ‘누구’를, KT가 ‘기가지니’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국내 AI스피커 시장을 열었으며, 여기에 네이버의 ‘프렌즈’와 카카오의 ‘카카오 미니’가 가세하면서 판이 커졌다.

AI 대중화 이끈 AI스피커

AI스피커가 출시되면서 국내에서도 바야흐로 AI 대중화 시대가 본격화됐다. 이들은 각종 서비스와 연계되면서 우리 생활 속으로 점차 스며들고 있다.

지난 2016년 출시된 SK텔레콤의 AI스피커 ‘누구’는 음성 명령을 통해 ▲조명, 제습기, 플러그, TV 등 가전기기 제어 ▲음악 추천 및 자동 재생 ▲날씨, 일정 등 정보 안내 ▲스마트폰 위치 찾기 등을 할 수 있다. 또한 피자, 치킨 등의 주문도 가능해 일상생활의 경험을 새롭게 바꿔나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동형 제품인 ‘누구 미니’를 출시, 야외에서도 금융 서비스 및 영화 정보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과도 연동시켜 보다 안전한 운전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KT도 AI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 TV 서비스인 ‘기가지니’를 출시해 그 가능성을 확인한 KT는 최근 LTE 기반 AI스피커 ‘기가지니 LTE’를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기가지니 LTE는 음악·뉴스브리핑·라디오와 같은 ‘미디어 서비스’, 감성대화·생활정보조회·지식검색·일정·교통·주변검색 등 ‘대화형 비서 서비스’, 도어락·안전밸브·가전기기 제어와 같은 ‘홈 IoT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AI스피커는 출시 초기 때와는 달리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층 높아진 음성 인식률과 다양한 서비스와의 연계로 활용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무한경쟁 속 합종연횡 … 다양한 생태계 형성

통신사에 이어 국내 인터넷기업들도 AI스피커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 구도는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카카오가 출시한 카카오미니는 멜론의 음악 데이터베이스와 카카오 I의 추천형 엔진을 결합해 강력한 추천 기능을 탑재했다. 또한 카카오톡이 연동돼 메시지를 음성으로 보낼 수 있으며, 재생 중인 음악과 뉴스도 공유할 수 있다. 메시지 수신 현황을 음성으로 안내받을 수 있으며, 나와의 채팅방을 활용해 메모를 보내고 일정을 등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네이버는 클로바 AI가 탑재된 웨이브와 프렌즈를 각각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네이버 뮤직과 연동된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를 통해 취향,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한 음악을 추천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네이버가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 해 추석 언제야?”, “가까운 편의점 어디에 있어?”, “최신 영화 순위 알려줘” 등 생활 밀착형 지식 정보를 쉽고 빠르게 검색하고, 간단한 외국어 번역이나 영어 대화 연습까지 할 수 있다.

이처럼 AI스피커 시장이 커지자 확대되자 일부 기업들은 AI 기술 연계를 통한 강력한 기능 제공에 주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경쟁사가 모두 AI스피커를 내놓은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AI 동맹을 체결하고, 홈 미디어 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네이버의 AI스피커와 자사 스마트 홈 기술을 접목시켜 음성 명령을 통한 홈IoT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 네이버 AI스피커 ‘프렌즈’

LG전자도 네이버와 손잡는 방향을 선택했다. 네이버의 AI 플랫폼을 탑재한 ‘씽큐 허브를’ 출시했으며, 이를 통해 LG전자의 가전 제어에만 그쳤던 ‘씽큐 허브’의 기능이 더욱 다양해지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음악, 교통·지역·생활정보, 번역, 영어대화, 뉴스, 검색, 팟캐스트 등 네이버 ‘클로바’가 제공하는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가 더해졌으며, 이에 따라 ▲가전 모니터링 및 제어에 특화된 인공지능 허브기기 역할과 ▲‘클로바’의 폭 넓은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이 모두 가능하게 됐다.

삼성전자와 카카오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삼성전자의 빅스비를 AI 플랫폼에 연동키로 협약한데 이어, 이 같은 협력을 전 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톡으로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빅스비를 통해 카카오의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처럼 다양한 기업들이 경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AI스피커 시장 생태계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기업 시장으로도 파고드는 AI

AI스피커의 확산이 AI의 대중화를 견인했다 하지만, 아직 기업 시장까지 완벽하게 스며들지는 못한 모습이다. 다만 특정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성과를 내면서 기업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AI 비즈니스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기업 시장에서 가장 많은 논의가 되는 AI 서비스는 챗봇이다. 음식 주문에 응대하거나 콜센터 상담 등이 대표적인데, 그동안 수집됐던 음식 주문 패턴 또는 콜센터 문의 내용들을 데이터로 활용해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내놓는다. 만약 주제에 적합한 문의가 아니라면 그 내용을 다시 물어보거나 그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질문의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반복적으로 거치면서 적절한 질문을 하도록 이끈다.

현재 챗봇은 전체 상담 및 문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순 문의에 우선 대응해 상담사가 보다 전문적인 문의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업무 효율을 개선시킬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웹, 모바일, 태블릿 등 다양한 채널로 24시간 자동 상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효과도 제공한다. 이에 콜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 또는 대고객 서비스 응대가 필요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챗봇 서비스 구축이 이어지고 있다.

자연어처리부터 빅데이터까지 폭넓은 기술 활용

챗봇이 기업 AI 시장에 점차 퍼지고 있지만, AI 활용이 챗봇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 등도 차츰 출시되고 있다.

와이즈넛은 롯데닷컴의 상품 추천 서비스 ‘사만다’에 AI 기술을 접목시켰다. 사만다가 추천할 수 있는 대상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 중에서는 최대 규모로, 롯데닷컴 내 화장품, 패션, 가전 등 70여개 카테고리의 200만 개 상품이다. 여기에 적용된 와이즈넛의 AI 기반 기술은 자연어처리 기술, 의미 분석 기술 등으로, 고객의 메시지에서 성별·연령·아이템·브랜드의 의미자질을 추출하고 의미를 분석해 고객에게 능동적으로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코난테크놀로지는 고대 안암병원과 방사선 치료 예측 시스템 구현에 나선다. 방사선 치료 예측 시스템은 방사선 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치료방법을 의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근거를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 검증된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수치를 추출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논리화시키며, 이러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방사선 치료를 위한 의사결정 지원수단으로 활용한다.

▲ 카카오 AI스피커 ‘카카오 미니’

삼성SDS도 기업용 AI 시장을 겨냥해 분석 AI ‘브라이틱스’와 대화형 AI ‘브리티’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브라이틱스 AI’는 데이터 분석 모델링을 자동화함으로써 비전문가도 손쉽게 빅데이터를 처리·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현상에 대한 원인을 도출하는 ‘집계형’ 분석과 미래 결과를 예상하는 ‘예측형’ 분석에 더해 제조·마케팅·물류 등 업종별 다양한 AI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는 ‘처방형’ 분석까지 제공함으로써 기업이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화형 AI인 ‘브리티’는 자연어로 대화하며 고객이 요청하는 업무를 지원하고 수행하는 지능형 서비스다. 사용자가 요청하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자연어 이해와 추론 및 학습이 가능한 대화형 AI 엔진을 적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단문이 아닌 복잡한 중문의 문장일지라도 사용자의 질문의도를 분석하여 질문자의 의도에 맞는 답변을 제공한다.

다양한 기업용 서비스 모델 갖춰나가

AI 사업이 점차 확대되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생기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외에도 특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마인즈랩은 AI로 영어회화 학습을 할 수 있는 서비스 ‘마인즈 잉글리시’를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의 발음과 발화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마인즈랩의 음성인식과 자연어 처리 등 주요 AI 기술을 도입한 영어 회화 학습·교육 서비스로, 사용자는 AI와의 대화를 통해 해당 레벨에 맞는 회화 시나리오를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I는 사용자의 발음과 발화를 인식한 뒤, 억양·발음은 물론 인칭·시제·단/복수·대화 패턴 등 문법적·의미적 정확도 평가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외에도 국내 AI 생태계를 확대하고자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마음에이아이’를 기반으로 AI 알고리즘과 엔진 등 기술 전반에서부터 AI 응용 서비스, AI 기반 스마트머신 등의 AI 유관 영역마다 여러 스타트업 및 연구 기관과 협업하는 상생 파트너십 프로젝트 ‘에코마인즈’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게 되면 마인즈랩과 외부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거나 AI 알고리즘 및 플랫폼, 플랫폼에 탑재되는 각종 봇(Bot) 개발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애자일소다는 아직 챗봇 구축에 머물러 있는 국내 AI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계획으로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스파클링소다’를 출시했으며, 이미 국내 주요 카드사와 증권사, 제조사의 AI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스파클링소다’ 플랫폼에는 애자일소다가 자산화 시킨 AI 알고리즘과 모델들이 적용돼 있어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면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개발·배포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 준비부터 분석과 결과 공유까지도 한 번에 가능하다.

또한 AI 도입의 장애물로 여겨지는 또 다른 이유는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내놓으면서 기업들이 넥스트 빅데이터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선 데이터 에스테틱(Data Aesthetic)을 통한 기업 데이터 확보다. 데이터 분석을 하려 해도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빠져있는(Missing) 경우도 많은 만큼, 강화학습 기반의 GAN(General Adversarial Network)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하거나 보정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업계에서도 많은 논의가 되고 있는 데이터 유통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기업들이 파편화된 고객 정보만을 활용할 수밖에 없지만,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내에서 데이터 분석을 위해 기업들이 필요한 외부 정보들을 유통하고 분석해주는 역할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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