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상반기 국내 IT업계 경영 성적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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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상반기 국내 IT업계 경영 성적표 (1)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7.10.1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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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동력 확보만이 살 길…업계 양극화 현상 심화

정부가 발간한 ‘2017 정보통신산업 진흥에 관한 연차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년 동안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5.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던 대통령 탄핵을 비롯해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지만, ICT 산업은 비 ICT 산업의 성장률인 2.4%를 크게 앞서며 국내 경제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2016년 ICT 산업 무역수지 흑자는 726억5000만 달러로, 전 산업 무역수지 흑자(892억3000만 달러)를 견인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 같은 훈풍은 올해까지 이어졌을까? 본지가 국내 주요 IT 기업들의 2017년 상반기 실적을 취합해본 결과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를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44개 IT 기업들의 공시자료를 통해 상반기 국내 IT 업계 현황을 들여다본다.

44개 기업 어떻게 선정했나

2017년 8월말 기준 국내 IT 업계의 대표적 단체인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회원사로 등록된 기업은 약 1500여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표본을 선정했다. 역할에 따라 크게 IT서비스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기업, 그리고 보안 기업들을 범주에 넣었다. 또한 공정한 자료의 수집을 위해 1월부터 12월까지 회계기간을 갖는 기업들 중 실적을 공시하는 기업들로만 선정했으며, 분야별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기업 수도 비슷하게 맞췄다. 이렇게 IT서비스 분야 16개사, 소프트웨어 분야 13개사, 보안 분야 15개사 등 총 44개의 기업들이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기업별 실적은 공시된 연결재무제표에서 발췌했다.

올해 상반기 조사 대상 44개 기업들의 매출액 합계는 약 8조7447억원으로, 지난해 약 7조7818억원 대비 약 12.37%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합계는 약 697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8.94% 늘었으며, 당기순이익 합계도 약 4477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ICT 산업이 국내 경제를 이끌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올해 실적도 기대해봄직한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업종 분야별로 비교해보면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IT서비스 분야 기업들이 국내 IT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의 매출 합계는 약 8조519억원으로, 전체 매출 합계 중 90% 이상을 차지한다. 나머지 10%도 안 되는 부분을 소프트웨어 분야와 보안 분야가 점유하고 있다.

▲ 2017년 상반기 국내 44개 IT 기업 실적 종합(단위: 원, %), 자료: 네트워크타임즈

특히 이번 조사에는 소프트웨어 분야 기업들보다 보안 분야 기업 수가 2개나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분야 기업들의 매출 합계와 영업이익 합계를 따라가지도 못하는 수준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SK인포섹이 분기/반기 공시 의무가 없어 제외됐으나, 포함됐다 하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해마다 보안이 중요하다고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그 혜택을 보안 기업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그룹 내에서 기업들 간 차이도 크게 벌어진다. IT서비스 분야에서는 삼성SDS와 LG CNS 등이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면서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데 반해 매출 1000억원도 올리지 못하는 중소중견 기업들이 태반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이 IT서비스 분야에서는 하위에 속한다 하더라도 소프트웨어 분야나 보안 분야 범주에 속하게 되면 최상위에 위치하게 되는 매출 수준이다.

소프트웨어 분야 내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당 분야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더존비즈온과 한컴MDS는 IT서비스 분야 기업들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반면, 알서포트, 인프라웨어, 퓨전데이타 등은 100억원도 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보안 분야는 조금 더 상황이 좋지 않다. 매출 100억원을 넘긴 기업은 10곳이지만, 100억원대에 걸쳐있는 곳이 5곳이며, 나머지 기업들은 전부 100억원 이하에 위치해 있는 상태다.

그러나 상반기 실적만으로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공공사업에서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국내 IT 기업들은 하반기에 수주가 몰리는 특성상 4분기는 돼야 제대로 된 올해 성과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 정권이 바뀌고 새 정부가 조직을 갖추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점을 생각하면 하반기에는 더 좋은 실적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 국내 44개 IT 기업 2017년 상반기 매출 현황 및 순위(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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