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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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P의 미래
  • 전용석 온라인패스 ERP 사업부 이사 / 전산학 박사
  • 승인 2002.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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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시장 조사 및 컨설팅 기관인 메타그룹(META Group)은 ASP가 하나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기보다 애플리케이션 아웃소싱 서비스에서 비롯된 파생물에 불과하며, 2004년에는 서비스 산업(Services Industry)에서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여 ASP라는 용어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덧붙여 2003년 안에는 이러한 순수 ASP들은 중소기업체를 위한 토털 서비스 공급업체로 변모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고객 선택권 제한

1998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주 생소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 ASP 업체의 수(광의의 ASP 업체까지 포함하여)가 약 500여 개에 이르고 또한 지난해부터 시작된 정부의 대대적인 정보화 사업 덕분에 중소 규모의 사업장까지 ASP 개념이 확산되고 있음에 실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사실 ASP처럼 한꺼번에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가 또 일시에 비난의 대상이 된 비즈니스 모델도 드물다. 인력 관리의 문제, 시스템 구축에 대한 막대한 초기 투자의 문제,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의 유지 보수 문제 등을 일시에 해결해주는 획기적인 개념인 ASP는 처음 국내에 소개될 때만 하더라도 금방이라도 ASP 붐이 일어날 것처럼 언론과 공급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ASP의 우수성을 예찬했었다. 하지만 정작 2~3년이 지난 지금까지 ASP는 아직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메타그룹은 ASP의 부진을 ASP 공급사들이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해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오로지 기술 확보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우리 ASP 업체는 ASP의 주 고객인 중소기업을 너무 몰랐지 않았나 싶다.

우선 필요 유무와는 상관없이 국내 초기 ASP 시장은 ERP, 그룹웨어로 양분되어 처음부터 구매업체의 선택권에 제한을 두었다. 또한 당시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는 거리가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ASP는 저렴하고 편리한 수단이 될지는 몰라도 기업의 중요 데이터를 외부 데이터 센터에 맡겨 두는 아주 위험천만한 일로 비춰졌던 것이다.

그룹웨어도 마찬가지로 사용자 수를 웬만큼 많이 확보하지 않는 한 그룹웨어를 통해 기업의 이익을 창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어서 시장의 규모를 키우기엔 역부족이었다.

2002, 3년은 ASP 도약의 해

이처럼 몇 년간의 시행착오와 여러 불안요소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ASP가 국내 IT 산업에 있어 대안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더구나 국내 ASP 시장은 올 2002년을 기반으로 해서 2003년부터는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근거로는 첫째, ASP가 국내 IT 인력의 부족 현상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05년 우리나라의 IT 인력은 대졸이상 전문 인력만 13만 2천명이 부족하고 이 가운데 핵심인력으로 분류되는 석박사급은 1만 명 이상이 부족하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또한 임금 수준이 높은 해외로의 IT 인력 유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IT인력은 양적인 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취약하여, IMD(2000년) 자료에 의하면 노동시장에서 「우수 IT 인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의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은 47개국 중에서 23위로 중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우수 IT 인력의 부족현상에서 비롯되는 IT 인력 대외 아웃소싱의 한 방편으로 ASP는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둘째,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도덕성에 대한 중요도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분식회계, 이중장부 등과 같은 비윤리적인 경영 풍토는 기업의 경쟁력 악화는 물론이고 이제는 기업의 생존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저변에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확산으로 인해 그동안 ASP를 꺼려왔던 중요한 이유인 투명하지 않은 기업의 회계장부를 외부에 두어 혹시나 잘못 걸려들 수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기에 이제는 ASP를 받아드릴 수 있는 정서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경영 목표가 되는 코스닥 등록을 위해서도 기업의 기간 시스템인 ERP 제품을 ASP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게 되면 그만큼 경영상 투명하다는 것을 공표하는 일이 되어 하나의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셋째, 기업 시스템의 재구축 시점이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회복에 따라 IT 관련 제품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IT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 IT 침체기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큰 폭으로 투자를 줄여왔기 때문에 현재 IT 부문의 거품이 상당히 제거되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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