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성장과 함께 떠오르고 있는 ‘HCI’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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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성장과 함께 떠오르고 있는 ‘HCI’ (1)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7.07.0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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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프레미스서 누리는 클라우드 효과…운영·관리 부담 줄이고 TCO 낮춰

모바일 기기의 확산과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점차 신속하고 유연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복잡하고 사일로화된 IT인프라를 최소화시켜 운영·관리 부담을 낮추고 비용도 절감하고 싶어 한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HCI)가 등장했다. HCI는 여러 이슈로 인해 클라우드를 갈 수 없는 기업들의 목마름을 해결해주며 점차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편집자>

기업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해야 하는 IT인프라도 점차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사업별 또는 부서별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각각 개별적으로 도입·운영되면서 일괄적으로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각 인프라들의 사일로 현상으로 인해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지며, 이들이 원활히 동작하기 위해 많은 IT예산이 소요된다는 문제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클라우드가 주목받고 있지만, 모든 기업이 클라우드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업들은 보안적인 이유 때문에, 또 어떤 기업들은 비즈니스 적합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등장한 개념이 컨버지드 인프라(Converged Infrastructure)다. 컨버지드 인프라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가상화 솔루션 및 오케스트레이션 관리 솔루션 등을 단일 벤더가 하나의 랙(Rack)과 같은 형태에 통합 구성해 공급하는 어플라이언스로, 기존 레거시 인프라 대비 관리 및 운영이 단순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제조사 공장에서 모든 설정이 세팅돼 출하되기 때문에, 별도 구축기간 없이 전원만 연결하면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각 구성요소들이 통합돼 있는 형태이기에 초기 도입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있었고, 이는 향후 시스템 증설 시에도 문제점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가격대가 있는 만큼 컨버지드 인프라를 도입해 활용할 수 있는 기업들도 한정돼 있었다.

▲ 하이퍼 컨버지드 아키텍처

HCI, 범용 가상화/클라우드 통합 플랫폼으로 각광

IT인프라 운영·관리의 효율성과 비용절감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의 요구는 마침내 컨버지드 인프라를 넘어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Hyper Converged Infrastructure, 이하 HCI)가 탄생하게끔 만들었다. HCI는 컨버지드 인프라와 비슷한 개념의 통합시스템이지만,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비용을 낮추고, 운영·관리적인 부분을 더욱 강조함으로써 기업들이 컨버지드 인프라보다 더 수월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한 솔루션이다.

HCI의 가장 큰 특징은 별도의 외장 스토리지가 존재하지 않고 서버에 내장된 스토리지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를 운용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DS) 솔루션이 HCI 활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x86 범용 서버에 내장된 스토리지는 개별 드라이브로 구성돼 있으며, 각 드라이브별로 용량이 할당돼 있다. 2테라바이트(T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5개가 내장돼 있어 전체 스토리지 용량이 10TB라 하더라도, 한 번에 2TB가 넘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는 없다.

HCI는 SDS 기술을 활용해 서버에 내장된 개별 드라이브들을 논리적으로 하나의 스토리지처럼 묶음으로써 마치 외장 스토리지(SAN)와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한다. 그렇게 되면 각 드라이브 용량이 어찌되건 간에 전체 스토리지 용량만 고려하면 되며, 드라이브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확장이 가능하다.

이처럼 HCI가 기존 인프라 대비 효용성을 나타내면서 도입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초기에는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I) 영역에 HCI가 주로 사용됐으나, 이제는 VDI 영역을 넘어서 범용적인 가상화/클라우드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가상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퍼블릭 클라우드와 쉬운 연동이 가능하며, 워크로드 이동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박성철 한국휴렛팩커드 SDDC 사업부 이사는 “HCI는 주로 VDI에 많이 사용됐으나, 점차 가상화/클라우드의 통합 플랫폼으로써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 운영의 효율성 및 원격 관리의 용이성으로 인해 ROBO(Remote Office/Branch Office) 시스템과 뛰어난 데이터 백업 및 스토리지 관리 기능으로 데브옵스 등의 개발 환경에도 활발하게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2015Q4-2016Q4 제품 카테고리별 전 세계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단위: 백만 달러)

국내 시장 전년비 63.7% 확대…빠르게 성장

최근 클라우드의 확산과 더불어 서버 등 전통적인 IT인프라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HCI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의하면 2016년 전 세계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 매출은 30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한 해 동안 통합시스템 시장 매출은 2015년 대비 5.8% 증가한 113억 달러를 기록했다.

IDC는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을 크게 컨버지드 인프라를 의미하는 ‘통합 인프라’, 전용 SW 등을 포함하고 있는 ‘통합 플랫폼’, 업체 간 호환성 검증을 마친 ‘인증 레퍼런스 시스템’과 ‘하이퍼 컨버지드 시스템’ 등 4개 부문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 하이퍼 컨버지드 시스템 분야는 타 부문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15년 4분기 3억7230만 달러 규모에서 매 분기 증가, 2016년 4분기 6억9740만 달러 규모를 형성하며 약 2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하이퍼 컨버지드 시스템의 강세가 나타났다. 한국IDC가 지난 3월 공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국내 하이퍼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은 전년 대비 63.7% 성장하며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IDC에서 서버 시장 연구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철 책임연구원은 “과거 IT인프라의 목적은 비즈니스의 안정적인 지원이었지만 현재 IT인프라는 비즈니스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보다 민첩한 IT 서비스 지원을 위해 사일로하게 운영되던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컨버지드 시스템의 도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토리지 연구 부문의 이덕웅 연구원은 “컨버지드 시스템은 기존 인프라에 대한 물리적 통합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공간을 절약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하이퍼 컨버지드 시스템은 가상화 기능이 강화돼 고속 프로비저닝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하고 많은 변화가 필요한 특정 비즈니스 조합에 따라 컨버지드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IDC는 보고서를 통해 보고서는 국내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합해 개선된 역량을 보여줄 수 있고, 독립적인 하이퍼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 영역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내다봤다. 그러나 대다수 주요 서버, 스토리지 및 네트워크 벤더들은 하이퍼 컨버지드 시스템 기술이 앞으로 중요한 기술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 합병을 통한 기술력 강화를 시도하거나, 보다 더 혁신적인 컨버지드 시스템 기술을 가진 벤더의 등장으로 국내외 인프라 시장과 생태계에 전반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 2016 국내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단위:십억 원)

낮은 가상화율과 유닉스 선호…“그래도 HCI는 큰다”

글로벌 IT 트렌드가 가상화와 클라우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국내 데이터센터는 전통적 SAN 중심의 레거시 인프라를 고수하고 있는 편이다. 기업은 기존에 구축해 둔 인프라를 완전히 혁신해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로 전환하는 위험성을 피하고자 하며, 기존 시스템과 새로운 시스템의 통합 문제, 마이그레이션 문제, 퍼블릭 클라우드로의 전환, 가상화 기술력의 부재 역시 기업이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를 받아들이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울러 HCI가 통합 플랫폼으로써 검토되면서 안정성에 대한 요구사항이 높아지고 있다. U2L(Unix to Linux)을 통해 점차 업무들이 x86 서버 기반으로 넘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성능 및 관리의 용이성이 주요 포인트가 됐으며, 최근에는 이 외에도 안정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별도 설계 사상이나 구현 기술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세밀한 검토도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HCI 도입이 점점 활성화됨에 따라 활용 분야가 확대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예를 들면 HCI의 우수한 백업 기능을 이용해서 소프트웨어 개발사에서 수많은 버전 관리에 활용하거나, 랜섬웨어에 대응하고 있다. 효율적인 DR 기능을 통해 원격지 시스템 구축이나 기존에 예산 문제로 주저했던 DR 구축도 고려하기 시작하고 있다.

시장 선점 위해 업체 간 경쟁 본격화

이처럼 HCI 시장이 점차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해당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 HCI만을 전문으로 하는 벤더에 이어 전통적인 HW업계 강자들과 가상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HCI 시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유닉스를 활용해 기간계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미션 크리티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x86 기반 HCI는 비중요업무 일부에 활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빠른 데이터 IO를 필요로 하거나 내구성을 중시하는 곳에서는 SAN 스토리지 기반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좋고, 중소기업 DB 서버나 WAS 등에서는 활용해볼만하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HCI가 외장 스토리지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업체들은 반기지 않을 수 있다. 또한 HCI의 콘셉트는 가상화이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물리 기반 환경이 너무 강하게 남아있기에, 이들을 통합해서 사용한다 해도 용량이 필요하면 외장 스토리지를 써야 할 것”이라며 “HCI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버 기술과 스토리지 기술 모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해당 기술을 모두 가진 공룡 벤더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국내 HCI 시장은 2016년 기준 149억 원이라는 크지 않은 규모(IDC, 2017)지만 HCI 분야 선두기업인 뉴타닉스를 비롯해 델EMC와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 시스코, VM웨어 등 글로벌 IT기업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퓨전데이타 등 국내 기업들이 한데 어우러져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 시스코 하이퍼플렉스

시스코는 최근 HCI ‘하이퍼플렉스’를 한양대학교 한양 클라우드 센터에 공급하는데 성공, 국내 첫 사례를 만들어냈다. 시스코 하이퍼플렉스는 시스코 UCS 아키텍처 기반의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까지 통합된 하이퍼 컨버지드 솔루션이다. 성능, 유연성, 간소한 운영 등이 미흡한 기존 하이퍼 컨버지드 솔루션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상의 정책 기반 자동화, 컴퓨팅, 스토리지 등을 간소화하는 다양한 장점을 갖췄다는 점을 내세운다.

가상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퓨전데이타는 올해 초 HCI 어플라이언스 ‘제이디원(JD-ONE)’을 공식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체 개발한 가상화 솔루션 ‘제이데스크톱 엔터프라이즈(JDESTOP Enterprise)’를 탑재, 하나의 벤더에서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모든 내용을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강점을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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