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내 IT업계 경영 성적표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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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내 IT업계 경영 성적표 ④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7.05.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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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분야: 재편되는 보안 빅3, 업계 판도 변화…신규 사업 확보가 관건

재편되는 보안 빅3…업계 판도 변화

지난해 국내 26개 보안 기업들의 평균 실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업계 매출 총합은 1조24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38% 올랐으며,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대비 4.92% 감소한 1135억 원으로 확인됐다. 비록 영업이익의 증가는 이뤄내지 못했지만, IT서비스 부문이나 SW전문 부문에 비해 평균 매출액영업이익률 및 부채비율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SK인포섹이다. 지난해 2002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26.88% 성장하면서 정보보안 기업의 2천억 원대 매출 시대를 열었다. 물론 이전에도 높은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수익성이 높은 금융 사업을 병행했었으며, SK인포섹은 정보보안 사업을 주력으로 이 같은 업적을 달성하면서 관련 업계에서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SK인포섹은 주력 사업인 관제와 컨설팅 이외에도 클라우드 보안 사업 등 여러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이 매출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인포섹은 매출 2000억 원 돌파로 안랩을 제치고 명실상부 국내 정보보안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아직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많다. 높은 매출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룹사 내부거래 비중이 큰 폭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는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매출처를 확보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안랩은 지난해 매출 1429억 원, 영업이익 152억 원을 거두며 순조로운 한 해를 보냈다. 안랩 측에 의하면 외부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V3 제품군을 비롯해, POS/ATM 등 특수목적 시스템전용 보안 솔루션, 네트워크 보안 장비, APT 방어 솔루션, 관제 등 보안 서비스 사업 및 컨설팅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매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특히 외부 제품 유통보다 자사제품의 비중 확대를 통해 전체 매출액 증가와 더불어 수익성까지 개선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안랩의 이 같은 실적은 대부분 국내 사업에서 발생했으며, 해외사업 매출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심지어 중소기업들마저 해외 진출을 노리는 것에 비해 정작 있던 해외 법인마저 철수시키고 국내에서 안주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SK인포섹, 안랩과 더불어 보안 업계 빅3 중 한 축을 담당했던 시큐아이는 최근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71% 감소한 788억 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3년 연속 매출 하락의 결과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46% 상승한 98억 원을 달성하며 나아졌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물론 이에 대해 시큐아이 측도 할 말은 있다. 지난해 경기침체 및 실적 악화로 인한 기업들의 보안 투자가 감소했으며, 해외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인한 경쟁 심화도 한 몫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사 제품 유통 확대로 실적 개선을 거뒀다는 항변이다. 이와 더불어 주력 제품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와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큐아이의 부진이 삼성SDS에 인수된 이후 지속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모회사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한 영업활동 위축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DRM 3사의 엇갈린 명암

보안 업계는 라이벌 구도가 너무나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매출적인 측면에서는 SK인포섹·안랩·시큐아이가 맞물리고 있지만,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마크애니·소프트캠프·파수닷컴 3사가 DRM 영역에서 맞물려 경쟁해오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3사 중 마크애니만이 웃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었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함으로써 한숨 돌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마크애니는 지난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종욱 대표 체제 아래 점차 성숙기에 접어든 DRM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자 DRM 기술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 개척에 나섰다. 디지털 콘텐츠 보호 및 워터마크 솔루션 사업 등으로 해외 시장 원정길에 올랐으며, 국내에서도 대기업과 공공 이외에도 SMB 영역까지 시장 확대에 나갔다. 그러나 내부적인 문제로 인해 많은 고충을 겪었으며 인력 유출로 인해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수닷컴은 그동안 성장세였던 것과 달리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이 꺾이는 아픔을 겪었으며, 이에 더해 적자세로 들어서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가장 큰 요인은 DRM 사업에서의 매출 부진이다. 점차 성숙기에 접어들어 발생한 문제로, 동종기업인 마크애니나 소프트캠프도 비슷한 처지다. 이에 파수닷컴은 일찌감치 해외 시장 공략과 더불어 자사 보안 서비스와 연계가 가능한 사업으로의 확대를 통해 일종의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열심히 공을 들여온 미국에서의 사업도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준이 못 된다. 뚜렷한 수익을 보장해줄 분야가 줄어든 파수닷컴이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소프트캠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적자세를 면치 못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11.95%가 떨어진 138억 원 수준에 그쳤다. 3년 전 코넥스 상장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못했다. 주력 솔루션 이외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익이 더욱 악화됐다는 평이다.

이제 소프트캠프가 기대를 걸만한 곳은 해외 시장이다. 지난해 일본 현지 기업과의 제휴로 문서 보안 솔루션 등을 공급하며, 중국 시장에도 정보유출방지 솔루션 등의 공급에 나섰다.

FIDO의 힘…인증 솔루션 기업들 ‘약진’

지난해 여름 보안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는 생체인증 분야였다. FIDO로 대표되는 생체인식 기술은 홍채인식이 가능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출시로 인해 정점을 찍었지만, 해당 제품 결함으로 인해 열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당시 FIDO 인증 방식은 금융에 가장 초점이 맞춰져있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IoT 기기에서의 안전한 인증을 위해 FIDO 인증이 확대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사업 범위도 점차 넓어졌다.

이에 가장 큰 수혜를 본 곳은 라온시큐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4.15% 성장한 167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51.6% 성장한 19억 원을 달성했다. 회사 측에 의하면 모바일 백신, 가상키보드, PKI 암호인증 등 기존 모바일 보안 사업의 순항과 더불어, 지문·홍채·얼굴 등 FIDO 기반 생체인증 플랫폼의 신규 시장 선점과 추가 공급으로 인해 매출이 확대됐다. 이로 인한 모바일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43%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정보인증도 지난해 호시절을 보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77% 오른 349억 원, 영업이익은 무려 25.81% 상승한 69억 원에 도달했다. 지난해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 폐지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인증서 사업 매출은 7.8% 증가했으며, 이외 SSL 등 기타 부대사업 매출이 19.2%나 증가한 결과를 얻었다. 한국정보인증은 캐시카우 영역인 인증서 사업을 기반으로 FIDO 인증을 비롯해 자율주행차량 등 IoT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매출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컴시큐어는 지난해 매출 145억 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5억 원을 달성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상헌 대표 부임 이후 경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 구조 개선의 효과로, 인증 및 암호화 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성장동력을 지속 발굴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신규 사업 확보가 관건

보안 업계의 주력 사업은 정보보안 사업이지만, 최근 사업을 다각화하며 탈(脫) 보안 추세로 넘어가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단일 사업만으로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가상화 솔루션을 통해 망 분리 사업을 진행해온 틸론과 퓨전데이타는 최근 사업 영역의 다각화로 딱 정보보안 기업이라 말하기 어려운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물론 각 사가 보유한 고유의 가상화 기술이 기반이기는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틸론 실적을 보면 클라우드발전법의 영향으로 망 분리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전년 대비 약 18억 원이 증가한 7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핀테크, O2O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간다는 각오다.

퓨전데이타는 주력 제품의 판매량 증가와 더불어 망 분리 사업 및 클라우드 사업의 활황으로 인해 지난해 282억 원의 매출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50.21% 성장한 수치다. 이에 더해 퓨전데이타는 최근 클라우드 사업과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 사업을 진행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나서고 있다.

DB보안 솔루션의 강자 피앤피시큐어도 정체된 시장 극복을 위해 신규 솔루션을 출시하며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2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피앤피시큐어는 주력 분야인 DB접근통제 및 시스템접근통제 분야의 성장 한계를 체감, 신규 솔루션을 출시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파일암호화 솔루션과 실시간 개인정보 모니터링 솔루션, SQL 클라이언트 툴 등이 그것이다. 이와 더불어 꾸준히 노크해온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도 기대되고 있다.

윈스는 지난해 736억 원의 매출을 기록, 다소 주춤해진 시큐아이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전국시도교육망 초고속인터넷구축(스쿨넷) 사업에서의 성과와 더불어 통신사 장비 추가 및 교체 납품 등으로 솔루션 매출 증가를 이끌었으며, 서비스에서는 원격관제 성장 및 유지관리 매출의 꾸준한 증가세 등이 성장을 이끌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시큐아이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이글루시큐리티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사 비용 절감 노력, 제품 안정성 확보와 보안관제 시장의 지속적 성장으로 수익성을 회복했다는 설명이며, 향후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파이오링크 역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공공 분야에서의 매출 확대와 종속회사의 성장 영향이 컸다.

코스닥 진입에 성공한 닉스테크는 회계상 합병 비용 및 연구개발비용의 증가, 회사 이전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인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 이외에도 EDR, SIEM, 랜섬웨어 대응 솔루션 등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펜타시큐리티시스템은 포화된 암호화 시장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과 더불어 IoT 사업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커넥티드 카 관련 기술을 개발,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한솔넥스지는 주력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2016 국내 주요 보안 기업 실적 현황(단위: 원, %>

업체 매출액 영업이익
2015년 2016년 증가율 2015년 2016년 증가율
닉스테크 16,444,695,898 14,763,962,208 -10.22 1,386,935,661 -3,137,629,838 -326.23
라온시큐어 12,450,442,186 16,702,451,315 34.15 760,629,202 1,913,735,092 151.60
마크애니 21,107,958,647 20,975,526,685 -0.63 -1,936,698,540 1,192,436,686 -161.57
소만사 21,155,593,142 23,612,863,817 11.62 2,863,761,281 3,213,326,028 12.21
소프트캠프 15,651,191,302 13,781,625,505 -11.95 -1,288,902,104 -3,253,419,353 152.42
시큐브 19,649,711,114 21,267,895,762 8.24 1,071,375,518 2,230,580,202 108.20
시큐아이 86,359,901,691 78,834,400,316 -8.71 8,429,482,452 9,817,300,541 16.46
안랩 134,452,685,033 142,879,621,847 6.27 11,961,813,512 15,243,902,346 27.44
에스지에이솔루션즈 13,528,883,434 49,543,829,965 266.21 3,707,661,622 5,136,189,964 38.53
에스케이인포섹 157,831,469,398 200,249,517,871 26.88 23,403,295,582 20,631,718,946 -11.84
윈스 64,870,377,355 73,562,031,084 13.40 8,017,667,521 8,455,187,737 5.46
이글루시큐리티 54,871,573,443 58,104,577,468 5.89 -2,774,947,448 2,750,676,961 -199.13
이니텍 208,974,153,302 231,460,278,564 10.76 28,675,511,168 23,554,735,139 -17.86
지니네트웍스 15,472,567,168 20,614,790,949 33.23 3,553,438,142 3,810,638,928 7.24
지란지교시큐리티 15,517,769,660 19,863,483,427 28.00 3,126,344,646 2,773,086,662 -11.30
케이사인 31,529,012,211 32,145,094,505 1.95 8,598,364,372 5,390,719,943 -37.31
틸론 5,327,643,319 7,163,502,851 34.46 -1,347,145,077 297,594,131 -122.09
파수닷컴 25,287,012,650 21,443,571,411 -15.20 262,774,543 -7,814,437,356 -3073.82
파이오링크 22,729,935,161 35,813,841,809 57.56 -2,331,837,770 698,094,838 -129.94
펜타시큐리티시스템 22,293,934,650 24,969,967,033 12.00 2,954,830,461 1,117,263,258 -62.19
퓨전데이타 18,784,415,869 28,215,569,450 50.21 4,925,884,588 4,293,556,240 -12.84
피앤피시큐어 20,986,674,473 22,007,183,301 4.86 8,849,531,835 7,171,605,219 -18.96
하우리 10,843,723,683 9,771,535,919 -9.89 1,582,442,540 987,151,587 -37.62
한국정보인증 32,405,585,357 34,922,137,985 7.77 5,533,738,495 6,962,117,043 25.81
한솔넥스지 22,910,857,139 24,953,286,175 8.91 312,489,046 -409,427,503 -231.02
한컴시큐어 14,530,244,069 14,475,417,273 -0.38 -896,571,205 505,671,045 -1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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