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대 권택환씨, 시각장애인 위한 상담가 되려 사이버대학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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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지털대 권택환씨, 시각장애인 위한 상담가 되려 사이버대학 입학
  • 강석오 기자
  • 승인 2017.04.1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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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디지털대학 4학년인 권택환씨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육군3사관학교를 졸업 후 20년을 군에 있다 한쪽 눈 실명으로 육군소령으로 퇴역했다. 49세인 2001년에는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됐다.  

이 후 권택환씨는 서울맹학교와 여러 사이버대학에서 공부한 후 서울디지털대학에 입학했다. 2016년 2월 서울디지털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후 같은 해 3월에 다시 상담심리학과로 입학했다. 

권택환씨는 “처음 시각장애인이 되면 안 그랬던 사람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원망과 화, 짜증이 많이 나게 된다. 조언을 해주려고 해도 예전 군대식 대화법이 남아있다. 상담심리학을 배워 동료로서 더 경청하고 거짓없이 진실된 상담을 통해 그 분들이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실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원인을 알 수 없어 병원도 많이 다녔다. 처음에는 울기도 하고 원망도 하고 몇 년간 실의에 빠져있었다. 내가 제일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시각장애인 복지관에 갔다가 그곳에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당뇨로 망막이 손상돼 실명을 했는데 투석까지 해야 된다거나 시각 장애인인데 다리까지 불편하다거나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게 아니었구나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권택환씨는 복지관에서 동료들끼리 상담하는 동료상담과 등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놓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100대 명산 중 80곳을 다녀오고 하모니카와 기타를 배워 복지관이나 병원에서 공연도 할 정도로 활발하게 지내고 있다. 

한편 권택환씨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강의를 듣는데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홈페이지가 시각장애인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돼 있다. 교과목마다 속기 지원을 해주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또 수업수강 중 장애가 발생했을 때는 학교의 원격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면 내 컴퓨터에 직접 연결해 해결해주니 편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눈으로 보면 읽는 것도 빠르고 기억도 잘 되는데, 소리로 듣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지나간 부분은 기억이 잘 안났다. 그래서 권씨는 속기 파일을 속도를 빨리 해서 5번 이상 들었다. 한 시간 분량을 4~5시간씩 공부하다 보니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많이 소요됐다.  

또 시험 볼 때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키보드 조작이 안되고 마우스를 사용해야 해서 시험 볼 때는 부인이 문제를 읽어주고 답을 대신 체크해주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한다. 

권택환씨는 “부인이 할 일이 많고 바쁜데 내가 급할 때마다 부르니 귀찮아하기도 한다. 내가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니 한마디 불평하지 않고 잘 도와주는 편이다. 나의 눈과 발이 돼 주는 부인에게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서울디지털대학교 정오영 총장이 권택환씨 부부를 직접 만나 학업을 응원하고 따뜻한 성원을 보냈다.  

정오영 총장은 “사이버대학에서 다양한 학과들을 공부하기가 쉽지 않은데 매우 존경스럽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는 모습이 많은 학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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