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시장을 지배하려는 야욕을 드러낸 것처럼 핀란드의 거대 단말기 업체인 노키아도 이제 물밑 작업을 마치고 수면위로 부상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노키아는 과거 수년동안 직접적으로 세력을 규합하거나 시장을 주도할 야망을 보인 적은 없었지만 알게 모르게 그 영향력은 지속돼왔다. 왜냐면 무선 시장에서 이동전화 단말기와 무선 인프라는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사실 무선 데이터 시장은 합종연횡을 거듭하고 있으며 팜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운영 체계를 하드웨어 제조업체와 애플리케이션 제조업체에 라이선스나 공급을 통해 데이터 지향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노키아는 PDA와 이동전화 단말기에 데이터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구성 및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전문업체인 심비안에 소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노키아는 과거 수년 동안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심비안이 라이선스한 제품은 거의 없으며 노키아, 에릭슨, 모토로라, PDA 제조업체인 사이언,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인 미쯔비시(파나소닉 브랜드의 소유권자) 등 협력사들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시장 선도는 말할 것도 없고 시장에서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황으로 전락했다. 반면 팜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동전화 단말기 또는 자바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최소한으로 호환되는 독점적 소프트웨어에 귀속된 업체에 대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11월, 노키아는 슈퍼맨의 인간 모습인 클라크 켄트의 보수적인 양복과 안경을 벗어버리고 밝은 파란 타이즈로 갈아입는 것과 같이 보다 강력한 본모습을 보일 때라고 판단했다. 새로운 역할로 과감한 이동을 시작한 것이다. 노키아는 음성 지향적 이동전화 단말기의 유명한 제조업체이자 수익성을 갖고 있지만 고리타분한 사업자 장비용 제조업체의 이미지로부터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표준 선도업체로의 이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노키아 전략의 핵심은 자사의 핵심적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를 라이선스하기로 판단한 점에 있다. 노키아는 시리즈 60이라 불리는 운영 체계,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개발했으며 단말기 제조업체들에게 PDA 기능을 포함한 이동전화 단말기인 스마트폰을 개발 및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데 근간이 된 이 패키지를 라이선스하기로 결정했다. 이 애플리케이션과 UI는 노키아에서 개발됐으며 운영 체계는 심비안 OS다. 노키아는 이 패키지를 통해 윈도가 개인용 컴퓨터 업계에서 운영 체계를 통일시킨 것과 같은 방법으로 모바일 데이터 시장을 통합시킬 수 있는 단말기 표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든 영웅들이 역경을 극복해 나가듯이 노키아 역시 수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노키아는 표준을 확립할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전세계 모바일 단말기 시장의 30%를 주도하면서 매년 4억 여개의 단말기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중 소수만이 데이터 관련 단말기이며 2~3개의 주요 경쟁업체들이 다른 표준을 채택함으로써 노키아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을 컴덱스에서 노키아는 야망을 드러냈으며 심비안의 투자업체인 미쯔비시는 노키아의 패키지 시리즈 6.0의 가용성을 시험해보는 첫 번째 업체가 됐다. 하지만 심비안 운영 체계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에릭슨과 모토로라의 관심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으며 일부 기업들은 지난 수년 동안에 걸쳐 심비안 라이선스에 계약했지만 이를 탑재한 제품 역시 시장에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많은 기업들이 훨씬 고가이며 기능이 뛰어난 스마트폰의 초기 시장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노키아는 전세계 공급 채널을 확대, 무선 사업자를 넘어서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초 발표한 협력업체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캡 제미니 언스트 & 영이다. 하지만 기업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팜이 여전히 강력한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여하튼 노키아는 업계의 많은 관심과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특히, 심비안의 운영 체계는 소비자 및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모바일 개발을 최적화해주는 시스템이며 노키아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단말기 제조업체로서의 주도권뿐만 아니라 초기 무선 데이터 시장을 통합시키고자 하는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의 강력한 후원자가 되고자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