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느냐 뺏기느냐…예상 힘든 국내 백업 시장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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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느냐 뺏기느냐…예상 힘든 국내 백업 시장 ②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7.04.11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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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시장 성패, SW 기능으로 판가름…시장 트렌드 바꾼 ‘중복제거 기술’

백업 시장 성패, SW 기능으로 판가름

백업을 위한 구성을 보면 크게 백업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SW)와 백업 데이터를 보관하는 하드웨어(HW)로 나뉜다. 우선 HW부터 살펴보자.

국내에 백업 솔루션들이 도입됐을 초기에는 테이프에 SW를 얹어서 이용하는 PTL(Physical Tape Library)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차츰 데이터의 급증으로 인해 용량 및 시간상의 한계를 겪게 됐고, 그 대안으로 가상화를 이용하는 디스크 기반의 VTL(Virtual Tape Library)이 등장해 점차 확산됐다. 현재는 VTL 방식이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장기 보관 및 소산 목적으로 PTL 역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HW를 봤을 때는 새로운 방식의 백업 장비가 등장한 것 외에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요소는 없었다.

그렇다면 SW는 어땠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국내 백업 시장은 SW로 인해 업계가 울고 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HW의 성능이 대동소이했던 것과 달리 SW가 지원하는 기능은 벤더별로 차이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시장에서의 판도가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백업 시장에서 델 EMC와 베리타스가 계속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에 처음 백업 솔루션들이 들어왔던 90년대에는 백업에 대한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지금과 달리 백업장비는 백업서버 밑에 테이프를 직접 붙여서 백업 데이터를 받는 DAS(Direct Attached Storage) 형태였으며, 국내 솔루션은 전무했던 상태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내에 SAN(Storage Attached Network) 아키텍처가 도입됐으며, 이를 선제적으로 받아들인 국내 대형 금융사는 SAN을 지원하는 백업 솔루션을 도입하고자 했다. 당시 베리타스의 백업 SW인 ‘넷백업(NetBackup)’이 SAN 아키텍처를 지원하면서 해당 금융사에 도입됐으며, 이를 계기로 베리타스가 국내 시장에서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게 됐다.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 데이터센터 백업 및 복구 소프트웨어 부문>

▲ <자료: 가트너 (2016.06)>

백업 시장 트렌드 바꾼 ‘중복제거 기술’

IT업계에서는 백업 시장이 그 어느 분야보다 보수적이라고 한다. 이미 타 분야에서는 사장된 테이프(Tape)가 여전히 저장매체로 사용되는 곳이 백업 시장이다. 그러나 이런 백업 시장도 IT환경의 변화로 인해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SAN 기능 지원으로 인해 베리타스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갔지만, 백업 시장이 그대로 정체된 것은 아니었다. 2000년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기업들은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비용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었으며, 이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때 혜성과도 같이 등장한 것이 중복제거 기술이다. 중복제거 기술을 이용하면 운영 서버에서 직접 중복 데이터를 제거해 백업 데이터의 크기를 낮춤으로써 빠른 속도와 더불어 비용 절감이 가능했다. 지금은 백업에서 중복제거 기술이 많이 범용화 됐지만, 당시에는 그런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기업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중복제거 기술로 앞서 나간 곳은 EMC(現 델 EMC)였다. EMC는 중복제거에 특화된 백업 SW 아바마(Avamar)를 앞세워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으며, 인수한 데이터도메인(Data Domain)과 함께 SW만이 아니라 HW까지 중복제거 포트폴리오를 갖춘 강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장 영향력을 높여갔다. 이 추세는 현재까지 이어져 델 EMC가 국내뿐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델 EMC ‘데이터도메인(Data Domain)’

데이터도메인은 데이터 중복제거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설계돼 성능과 용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고성능, 고확장성의 백업 어플라이언스다. 디스크가 아니라 CPU/메모리에서 중복된 데이터를 제거하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중복제거 백업을 수행한다. 백업 데이터의 중복을 제거한 후 백업하는 인라인 방식을 사용하므로 스토리지 사용을 줄이고 중복제거와 백업 속도를 높였다. 필요한 대역폭은 최대 99%까지 절감된다. 단일 시스템에서 최대 86.4PB의 논리적 용량을 보호하며 시간당 최대 58.7TB 처리 성능을 제공해 백업 완료 시간을 단축한다. 높은 데이터 검증과 장애 감지 및 자가 복구 기능도 갖췄다.

   
▲ 델 EMC 백업 어플라이언스 ‘데이터도메인 DD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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