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시장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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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시장 ‘문’이 열렸다
  • 김태윤 기자
  • 승인 2002.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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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비즈니스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지난 98년을 전후로 몰아닥친 e-비즈니스 열풍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2∼3년 동안 조심스럽게 전개된 m-비즈니스 추진 작업이 올해 상반기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맞물려 기업 실무자와 모바일 업계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는 조짐 또한 뚜렷하다.

특히 모바일 SI 업계와 무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업체(WASP) 등 m-비즈 전도사를 자처하는 양대 진영도 칼자루를 힘껏 움켜지고 전투태세에 돌입한 상태다. m-비즈니스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다.

리서치 기관인 날리지리서치그룹이 최근 발표한 ‘2002 국내 e-비즈니스 시장 전망’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약 19.4%가 무선/모바일 솔루션을 신규 도입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무선/모바일 분야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힌 기업이 11.7%인 것을 감안하면 산술상 올해 전체 기업의 약 30%는 무선/모바일 솔루션을 구축하게 된다는 추정치가 나온다.

특히 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되던 m-비즈니스 시장이 정부 및 공공기관으로까지 전이될 조짐을 보이면서 오랜 시간 시장 확대를 기다리던 모바일 업계에 단비가 내릴 전망이다. 특히 정통부와 산자부 등 관련 부처에서 공공기관의 모바일 프로젝트 확대를 공언한 상태고, 정부가 추진중인 전자정부 사업 예산의 약 20%가 모바일 분야에 책정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올해 모바일 업계에 희색이 감돌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안에 주요 공공기관의 약 50% 가량이 어떤 방식이든 모바일 솔루션을 도입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기업·공공기관, m-비즈에 ‘주목’

공공기관의 m-비즈니스 도입이 확대되면 기업 시장 역시 활발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특히 상대적으로 e-비즈니스 성숙도가 높은 금융권, 유통·서비스, IT 분야에서 성공적인 레퍼런스 사이트가 출현한다면 엔터프라이즈 모바일 시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성공적인 레퍼런스 사이트’가 없다는 시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모바일을 활용한 업무가 진행중이고 효과가 입증된 사례가 많다”면서 “단지 잘 알려지지 않았고, 모바일 업계가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지 못한 점이 더 많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모바일 시스템 도입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기업들이 오히려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미 엔터프라이즈 모바일 시장은 열려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DA를 통한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을 도입한 사례를 살펴만 봐도 답은 명확해 진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증권 전용단말기에서 벗어나 고사양의 PDA를 통한 서비스를 실시 중이고 푸르덴셜생명, 삼성생명, SK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권도 이미 모바일 오피스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농심, 롯데칠성, 한독약품, 코카콜라 등은 영업시스템에, 대구경북농협,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등은 모바일 전자경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물류, 유통 및 서비스 분야에서는 LG전자가 A/S 출장기사에게 PDA를 지급해 활용중이며 현대자동차서비스, 신세기 물류, 한진택배 등도 마찬가지다. 중앙병원, 삼성의료원 등의 의료분야, 우정국, 철도청, 서울시,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의 공공분야에서도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했다.

레퍼런스는 나와 있다

문제는 각 산업분야별로 모바일 시스템을 도입한 선도적인 기업들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기업들이 아직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퍼런스는 이미 나왔지만 후속타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을 유인할 만한 요소가 부족했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모바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기업 실무자들을 설득시킬만한 마케팅 능력을 가진 모바일 업체가 많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전반적인 IT 경기의 침체가 결정타였다고 주장하지만 올해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e-비즈니스 분야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이 57%에 달했다는 한 통계 보고서의 결과를 감안하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기업이 쓸만한 애플리케이션이 없었다”는 비판론에 대해서도 모바일 업계 관계자들은 완전히 수긍하지는 않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개발업체의 관계자는 “현재 출시돼 있는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도 세계적 수준에 가깝다”면서 “기업들이 너무 많은 것을 바라기 때문에 다 부족해 보이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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