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③] “리눅스재단 ‘하이퍼레저’, 블록체인 표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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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③] “리눅스재단 ‘하이퍼레저’, 블록체인 표준될 것”
  • 김선애 기자
  • 승인 2017.03.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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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금융기관,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 노력 진행…국가간 지불결제 분야 관심 높아

블록체인을 이용한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로 비트코인, 리플(Ripple), 이더리움 등이 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서 사용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네트워크로 구성되며, 구성원들은 블록체인에 기록된 모든 데이터를 볼 수 있다. 높은 개방성으로 데이터 위변조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누구나 데이터를 볼 수 있고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거래나 기업 기밀문서 관리에는 사용할 수 없다.

폐쇄된 네트워크 내에서 인가된 사람 혹은 머신만이 블록체인에 참여하도록 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금융거래, 전자문서 보관소, 문서 보안 등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블록체인의 핵심 요인이 ‘분산·개방’이라고 주장하며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블록체인과 같이 데이터와 해시값을 나눠 저장하고 인증하는 분산원장 기술은 이미 오랜 전 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제안되어 왔기 때문에 또 다른 인증 기술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편의상, 프라이빗 네트워크라 할지라도 블록체인과 동일한 방법으로 구성되는 인증 방식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고 부르는 추세다.

블록체인을 금융권에 상용화하려는 시도는 미국의 금융서비스 개발 스타트업 기업 R3가 주도한 R3CEV가 가장 유명하다. R3CEV는 바클레이, JP모건 등 50여개의 금융회사가 참여했으며, 지난해 11월 금융권 특화 블록체인 플랫폼 ‘코다(Corda)’를 발표하고 리눅스재단에 기부했다.

기존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등록된 거래정보에 모든 노드가 접근 가능하며, 거래 확정을 위해 약 10분의 시간이 걸린다. 코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로 DB를 만들어 거래 확정 시간을 단축시키고, 스마트 계약 기능을 강화하며, 시스템 통합 지원을 제공한다. R3CEV는 코다를 기반으로 금융회사 간 스마트 계약, 무역금융 시범시스템을 구축했다.

R3CEV는 코다를 리눅스재단이 운영하는 ‘하이퍼레저’ 프로젝트에 기부해 블록체인 표준 제정은 하이퍼레저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하이퍼레저는 액센추어, R3CEV, 디지털에셋홀딩스, 인텔, IBM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KRX, 코스콤, 삼성SDS 및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다수가 참여하고 있다.

▲코다 블록체인 플랫폼 네트워크 구성 개요(자료: 금융보안원)

개선된 거래원장 시스템으로 블록체인 관심

금융기관이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보다 개선된 거래원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 중 하나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거래원장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고가의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구입·운영해야 하며, 침입방지를 위해 수많은 보안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고, 불법 유출이나 변경을 방지하기 위한 관제·모니터링 시스템과 인력도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지목되면서 많은 금융기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여러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통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만들어 운영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권용석 기브텍 기술연구소장은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사람은 퍼블릭 키를 등록하고, 개인키를 이용해 로그인 트랜잭션을 갖게 되며, 모든 노드가 블록체인 정보를 갖고 있으므로 로그인을 하거나 트랜잭션이 발생되면 모든 노드에서 이를 검증하고 인증할 수 있다. 부인방지와 전자서명 기능이 있기 때문에 금융거래 인증은 물론이고, 거래원장의 안전한 관리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국제 은행간 송금거래 및 증권 시장 거래를 지원할 수 있다. 국제 은행 송금 시 송신은행과 수신은행간 거래시 환율이나 규제로 처리하는데 며칠의 시간이 걸리고 수수료가 비싸다. 증권거래의 경우 결제까지 2~3일이 소요되며, 거래 완료까지 다른 금융사에 대한 미지급 사태에 대비한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

블록체인은 은행간 송금에 제3기관이 개입할 필요 없이 거래가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에서 직접 거래가 가능하며 가상 디지털 화폐도 지원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각종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마일리지, 포인트를 블록체인을 이용해 거래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제안되고 있으며, 중고거래시 애스크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SWIFT의 분석 결과를 들어 블록체인을 이용한 비용절감 효과를 강조한다. SWIFT에 따르면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은행간 송금 인프라 구축 비용 연간 400억 달러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지불 시장은 거래 당사자가 직접 만나서 물물교환을 하는 방식이 어려우며, 자산과 화폐가 분리돼 거래 시 중개인이 필요하고 지불 보증을 해야 한다. 블록체인에 자산과 화폐를 올려 교환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중개인 없이 비대면 거래가 가능하다.

해외송금이 간편해진다는 점 때문에 이주노동자를 위한 지원 정책으로도 제안되고 있다. 이주노동자가 본국으로 송금할 때, 은행의 SWIFT를 이용하면 상당히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블록체인은 적은 수수료로 송금이 가능하며, 계좌가 없는 사람에게 선불폰으로 지불하는 방식을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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