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모바일 솔루션 시장은 다양한 기반 솔루션과 응용 솔루션이 선보이면서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각 분야별 선두 업체군이 뚜렷이 형성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업체간 우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성장 뒤안길에 퇴출의 그림자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업체가 전면에 등장하는 한편, 반대급부로 상당수 업체가 퇴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줄곧 지적돼왔던 난립, 채산성 등의 고질적인 문제는 이미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다. 한국무선인터넷협회, 무선인터넷서비스협회, 무선인터넷단말기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사업을 접거나 업종 전환을 한 업체가 상당수며, 모 협회의 경우 창립 당시 회원 업체 중 약 20% 정도가 모바일 비즈니스를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업계 종사들은 지나친 과당경쟁에서 유발된 채산성 악화와 낙관적 시장 전망과 모바일의 특성상 낮은 진입장벽으로 전문성이 있는 기업의 증가보다는 기존 업체들의 무분별한 모바일로의 확장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자성론’ 목소리 높아
아울러 업계 스스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크다.
유무선 인증 및 암호화 솔루션 전문업체인 이니텍의 김치권 연구소장은 “모바일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은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지 못해던 점이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구자로서의 한계와 역할로서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시장에서 사라져갈 것이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많은 업체들이 일부 솔루션 개발에 몰리면서 전체 시장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인포뱅크의 관계자 역시 “10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열중한 나머지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할 만한 컨텐츠 및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물론 솔루션 시장 자성론에 대해 반박하는 시각도 있다.
바이텍의 관계자는 “지난해 모바일 솔루션 시장의 활성화 실패 요인은 근본적으로 IT 경기 침체 때문”이라고 전제하면서 “순순하게 모바일상에서만 구현되는 일부 솔루션을 제외한 대다수 모바일 솔루션은 IT의 부가 솔루션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모바일 시장 자체도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반적인 IT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모바일 솔루션 시장의 독자적인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화려하게 꽃 피운 ‘VM 솔루션’
업계 종사자들의 자성론과 불가피론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모바일 솔루션 분야는 나름대로의 수확을 거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버츄얼머신(VM) 분야와 지급/결제 솔루션, 멀티미디어 관련 솔루션 등이 업계 관계자들의 높은 점수를 받으며 급성장한 분야로 꼽혔다.
특히 VM 솔루션 분야는 지난해 내내 논쟁의 정점에 있으면서 국내 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각 이통사에 VM 플랫폼을 공급한 신지소프트, XCE, 모빌탑 등의 업체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면서 대내외적인 급성장을 이뤘다.
관련 업계가 VM 솔루션을 지난해 모바일 솔루션 분야의 빅스타로 추켜세우는 데는 전체 시장 확산에 기여한 바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VM 플랫폼의 정착으로 이동통신사, CP, 단말기 업체 등 시장 전체가 새로운 가능성을 읽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