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유통③]“어떤 경우든 데이터 거버넌스 확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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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유통③]“어떤 경우든 데이터 거버넌스 확보 필수”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6.06.10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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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라클, 국내 시장 공략 시동 … 데이터 품질 유지 관건

한국데이베이스진흥원의 데이터스토어 등 데이터 마켓이 등장, 점진적으로 활용을 넓혀가고 있지만, 아직 데이터 마켓 활성화까지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안에서 데이터 비식별화에 대한 규정이 신설되는 법안 개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은 데이터스토어에 법률 상담을 지원하고 있으며, SK텔레콤, KT 등도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개 대상 데이터를 선정해 발굴하는 등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 중 오라클이 적극적으로 데이터 유통 시장에 접근해 주목된다. 한국오라클은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제공(DaaS : Data as a Service)하는 ‘오라클 데이터 클라우드’를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오라클 데이터 클라우드가 지향하는 DaaS는 소프트웨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SaaS와 유사하게 데이터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제공 데이터의 비용은 건별로 부과되며, 데이터 가치에 따라 제각기 다른 수준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별다른 가공이 없는 원천 데이터라면 1000건 기준으로 1달러 미만의 비용이 부과되지만, 1개월 이내, 특정 지역 등 데이터의 가공이 더해지면 기준 가격이 변화하는 형태다. 오라클 클라우드상에서 간편하게 조회해 데이터를 볼 수 있으며, 마케팅 클라우드 등 오라클의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와 즉시 연결함으로써 더욱 편리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 오라클 DaaS

배상근 한국오라클 상무는 “오라클은 클라우드를 통해 기업에게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함을 목표로 한다”면서 “데이터 기반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면서 성장한 오라클은 이러한 강점을 클라우드로 연결시킴으로써 오라클 클라우드를 통해 고객의 성장이 가속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라클은 총 다섯 가지 분야에서 DaaS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데이터 파트너와의 제휴를 기반으로 오라클은 마케팅 DaaS, CI(Costomer Intelligence) DaaS, 세일즈 DaaS 등을 선보였으며, 향후 금융 DaaS와 HR(Human Resources) DaaS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먼저 세일즈 DaaS는 B2B 기업을 위한 것으로, 신용등급 등과 같은 기업의 기본 정보를 비롯해 컨텍포인트, 소셜 프로파일 등 영업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DaaS다. 한국오라클에 따르면, 오라클은 기업정보 제공 전문기업과 협력해 전세계적으로 2억4000만개의 기업 정보를 확보,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국내 기업이 활용하도록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오라클 세일즈 DaaS 파트너 중 D&B(Dun & Bradstreet)가 한국신용정보와 제휴하고 있어 170만개 이상의 국내 기업의 정보도 세일즈 DaaS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I DaaS는 기존 소셜 분석으로 불리던 분야를 한층 더 진화시킨 것이다. 소셜 미디어상에서 언급되는 시장의 목소리를 수집해 위험 징후를 파악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정제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세일즈 DaaS의 데이터가 기업정보 전문기업으로부터의 원천 데이터를 거의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면, CI DaaS의 데이터는 데이터 수집, 분석 등 가장 높은 수준의 후처리 정제 기술이 들어간 데이터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다.

배 상무는 “기존 소셜 분석이 트렌드를 파악하는 수준에 그쳤던 것과 달리 오라클은 각 산업별로 특화된 CI 데이터를 제공, 이를 오라클 BI 클라우드에서 연동, 분석,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며 “특정 제품에 대한 분석, 다양한 도표를 통한 가시성 확보를 지원할 뿐 아니라 특히 기업의 위기 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국내 시장에서 C레벨 임직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타깃 마케팅 정교화로 효과 상승·비용 절감 실현
CI DaaS가 국내 경영진의 관심을 받으면서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한국오라클이 기대하는 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는 마케팅 DaaS다. 각 산업별 비즈니스에 특화된 데이터를 제공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라클 데이터 클라우드의 마케팅 DaaS로, 한국오라클은 마케팅 DaaS는 타깃이 될 수 있는 고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실질적인 매출 향상을 지원할 수 있어 매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경우, 혹자는 제조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차량 정보를 볼 수 있으며, 혹자는 포털에서 차량을 검색하거나 차량 커뮤니티, SNS를 통해 차량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관련 글을 클릭해 열람하는 등의 활동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이러한 활동 중 하나를, 어떤 사람은 이들 모든 활동을 병행할 수 있다.

마케팅 DaaS는 이러한 활동 데이터를 모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사람이 어떤 활동을 주로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어떤 종류의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은지를 알 수 있게 돼 이에 대한 집중적인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배 상무는 “오늘날 정보 접근이 다양해진 현실에서 차량 구매 희망자가 자동차 제조사나 판매사의 사이트에는 전혀 접속하지 않으면서 차량 구매와 관련된 정보를 모아 비교할 수 있다’면서 “마케팅 활동의 근본적 목표는 데이터 수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구매희망자를 자사 웹사이트로 유인하고, 궁극적으로 구매까지 연결되도록 하는 것으로, 마케팅 DaaS를 통해 구매와 관련된 활동 데이터를 모아 마케팅 클라우드에서 분석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마케팅 비용의 낭비를 줄이면서 효과를 높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 상무는 “오라클 마케팅 DaaS는 자동차, 의류 등 구체적인 상품 판매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데이터를 제공한다”며 “특히 오라클은 마케팅 클라우드와 연계, 타깃 마케팅 활동까지 원스톱으로 연결해 업무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실질 구매자를 효과적으로 발굴해 영업 기회로 연결시킬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오라클의 마케팅 DaaS는 오라클 데이터 클라우드에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도 제공되는 서비스다. 따라서 국내 법안 부응 여부 함께 국내 데이터의 품질도 관건 중 하나다. 이에 대해 한국오라클은 오라클의 합법적인 비식별화 데이터로 국내 법안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프로바이더 파트너로부터 제공받은 약 15억개 이상의 고객 활동 데이터 중 한국 고객 데이터는 1000만개 가량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 공급보다 연동 지원에 관심
기업이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기존 고객을 놓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고객을 유치해야만 한다. 따라서 기업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외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데이터 마켓, 혹은 DaaS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물론 이는 마케팅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기업은 더욱 더 외부의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 서비스 기업은 고객의 선호도를 파악하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거래 데이터는 물론이고 사회적 데이터까지 분석하기를 원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에는 대상 기업의 실적과는 무관하게 임원진이나 기업의 반 사회적 활동으로 매출 감소, 주가 하락 등의 변수를 맞이할 수 있어 사회적 데이터에 대한 요구를 느끼고 있다. 이는 데이터 거래, 데이터 거래를 더욱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는 DaaS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패니를 표방하면서 적극적인 시장 공세에 나선 오라클이 다양한 데이터 프로바이더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DaaS로 데이터의 직접 서비스에 나선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을 비롯해 마케팅 부분에서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어도비 등은 DaaS의 직접 제공에 나서지 않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애저 클라우드상에서 DaaS 형태의 데이터 마켓을 제공하지만, 한국 내 서비스는 개시하지 않고 있으며, 어도비는 데이터 마켓이나 DaaS를 직접 제공하지 않고, 데이터 프로바이더의 데이터와 연결 가능한 데이터 분석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다.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은 “애저에서는 데이터 제공 기업과 애저 고객을 연결하는 데이터 마켓을 제공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서비스되고 있지 않다”면서 “미국의 경우, 다수의 데이터 브로커가 존재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데이터 브로커라고 부를 만한 기업이 없고, 관련 법도 미비한 상황으로, 국내의 법안이 정리된 이후 데이터 마켓의 확대 여부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성연 한국어도비 이사는 “어도비는 직접적인 데이터 제공에는 관심이 없다. 어도비는 데이터에 상관없이 이를 활용해 어도비 클라우드로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도비 애널리틱스와 오디언스 매니저를 활용해 고객이 요청하는 모든 데이터(고객의 보유 데이터 혹은 데이터 마켓에서 구매한 데이터든 상관없이)를 분석해 고객의 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세그먼트를 구성해 가장 효과적인 타깃팅을 할 수 있음은 물론, 어도비 캠페인과 어도비 소셜로 온/오프라이인, 모바일에 이르는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개인화된 크로스채널 캠페인을 제공하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석부터 캠페인과 효과분석에 이르는 원스톱 마케팅이 가능한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는 IDC, 가트너, 포레스터리서치 등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으로부터 어도비가 디지털 마케팅의 리더로 인정받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데이터 제공까지 포괄하는 오라클 클라우드와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이는 개인정보법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며, 다양한 데이터 프로바이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서비스에는 실익이 없다는 전략적 판단도 존재한다. 반면 오라클의 경우에는 데이터 제공을 위한 DaaS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차이가 향후 클라우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다른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데이터를 구매하든, 서비스로 이용하든 보다 중요한 점은 데이터 거버넌스를 확보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통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내부 분석 역량 확보와 함께 데이터를 제공받는 경우에는 제공 기업의 데이터 품질을 검증해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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