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유통①] “빅데이터 활용, 분석할 데이터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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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유통①] “빅데이터 활용, 분석할 데이터가 우선”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6.06.09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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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마켓 부상, 데이터 가치·활용 ‘극대화’ … 클라우드로 편리한 이용 보장

빅데이터(Big Data)가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바로 데이터(Data)다. 빅데이터로 통찰력을 높이고, 비즈니스 기회를 증대시키는 동시에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분석 대상이 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빅데이터의 대두와 함께 외부의 정제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마켓이 각광받고 있으며, 데이터를 서비스 형태로 간편하게 제공받는 DaaS(Data as a Service)가 등장하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다. 정형, 비정형을 모두 포괄해 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빅데이터는 이제 기업 비즈니스에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즈니스 의사결정 시 적시에 정보를 얻거나 시장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 투자도 급물살을 이루고 있다.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연평균(CAGR) 23.1%의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2019년에는 486억달러 규모로, 국내 빅데이터 시장 역시 2018년까지 연평균 26.4%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3117억원으로의 성장이 예상될 정도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 가치 극대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관심 증가도 빅데이터 시장을 살찌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들은 빅데이터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분야로, IoT 환경에서는 다양한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이 방대한 데이터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이들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의 요구를 파악하고,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는 것이 IoT 시대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다.

학습을 통해 발전하는 AI의 경우에도 학습을 위한 방대한 데이터가 우선이다. 이세돌 바둑 프로 9단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AI에 대한 관심을 한층 증대시킨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의 경우에도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기보 데이터가 없었다면, 채 1년이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최정상의 프로 기사를 꺾는 것은 불가능했다. 구글에 따르면, 딥마인드는 아마추어 기보 데이터를 보유한 KGS 서버에서 기보 16만건을 다운로드받아 학습을 수행했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차세대 IT를 이뤄내는 핵심 요소로 각광받는 것이다.

빅데이터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는 핵심 요소는 크게 새로운 의미를 포착할 수 있는 정제된 데이터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빅데이터 시대를 대비해 기업은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데이터 레이크(Data Lake) 구축, 데이터를 분석할 수있는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 확보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데이터 저장과 분석을 기업이 모두 직접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직접 보유만이 가능하다면, 빅데이터 시대의 기회는 일부 대기업만이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오늘날 IT 기술의 진화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소유 없이도 필요한 자원을 빌려쓸 수 있는 기술이 활용 가능한 상황이다. 인프라를 빌려 쓰거나(Infrastucture as a Service), 필요 소프트웨어를 빌려쓰는(Software as a Service)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된 것이다.

데이터나 분석 툴 역시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된다면, 고비용의 시스템 구축, 혹은 오랜 시간에 걸친 데이터 축적 없이도 누구나 빅데이터의 이점을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 기술을 보유한 기업, 그리고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기업에게도 서비스를 통한 제공은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따라서 시장의 요구와 새로운 기회 창출이라는 제공기업의 기회가 맞닿아 분석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려는 AaaS(Analytics as a Service),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제공하려는 DaaS(Data as a Service)가 등장하고 있다.

편리한 데이터 마켓, 빅데이터 활성화 전제조건
빅데이터를 통한 성공의 핵심 요소는 데이터와 분석 역량이다. 재미있는 점은 데이터를 통한 기회 창출은 의외의 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국 70여개 이상의 체인을 가진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B사는 2008년 이후 영업 이익이 전체 매출이 2% 내외로 줄어드는 어려움에 처했다. 70여개 매장에서 연간 수천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낮은 영업이익률로 인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을 위한 신메뉴 개발,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신규 투자 등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B사는 이러한 어려움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냈다. 날씨 정보를 연계시켜 분석, B사의 매출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아낸 것이다. 스테이크를 주력으로 하는 B사는 냉장육만을 사용하기에 유통 기간이 매우 짧았는데, 황사로 인해 외출이 쉽지 않은 시점에는 방문 고객이 매출이 현격하게 감소하는 등 날씨에 따라 매출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해낸 것이다. 이를 활용해 B사는 장마, 황사 등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재료 주문을 최소화하고, 인력을 재배치해 인력 운용 효율을 높임으로써 순이익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이는 외식업체와 어울리지 않을듯한 날씨정보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 사례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전혀 의외의 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데이터는 기업이 갖고 있지 않는 데이터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B사와 같은 외식 업체가 날씨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갖고 있을 가능성은 없으며, 오히려 비즈니스 진행에 불필요해 보이는 날씨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보유한다면 이는 비용의 낭비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비요부담이 요소가 존재하는 반면, 매일, 혹은 매주 분석을 수행할 만큼 비즈니스와 직접적인 연결관계를 지니거나 변화하는 데이터는 아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보유하지 못해 필요한 분석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데이터를 사고 팔 수 있는 있는 데이터 마켓이다. B사 또한 날씨정보를 직접적으로 보유한 것은 아니었지만, 기상청이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매출정보와 날씨정보간 관계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다.

데이터 거래, 법적 걸림돌 해소 필요
데이터 마켓은 스타트업 기업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스타트업 활성화의 자양분이 될 수 있는 것. 또 보유한 고객 데이터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에게도 타깃 시장을 찾아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이점을 준다.

더불어 빅데이터 시대는 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시킨다.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은 물론, 위험을 회피하며, 상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정확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혹자는 데이터를 ‘21세기의 원유’로 비유하기도 할 정도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데이터를 거래하기란 쉽지 않다. 잇단 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볼 수 있듯 정보의 외부 유출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빅데이터를 활성화하고, 빅데이터 활성화를 통해 국가적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개인식별이 가능한 직접적 정보를 제거한다면,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고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성장 동력을 확보를 위해 해외에서는 규제가 속속 완화, 폐지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본인동의 없는 개인정보 제공이  활용이 가능한 ‘익명가공정보’ 신설을 핵심으로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추진돼 지난해 9월 일본 중의원 본회의를 통과, 발효된 바 있다. 익명가공정보란,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가공하고, 개인정보를 복원할 수 없도록 만든 데이터로 개인정보 주체 동의없이 유통이 가능한 정보를 말한다.

거래액 1000억원 돌파, 데이터 마켓 ‘태동’
데이터 거래 개방의 필요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핀테크 영역이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은 금융 서비스를 창출하려는 핀테크가 전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얻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디어를 접목한 핀테크를 시작하기란 쉽지 않았다. 금융기관은 금융거래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엄격한 규제로 이를 활용할 수 없었던 것. 즉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된다.

이와 관련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빅데이터 진흥법을 발의했다. 빅데이터 진흥법은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백 의원의 발의로 제안됐지만, 회기 내 통과되지 못하고 자동 종료된 것으로,  ‘비식별화된 개인정보’에 한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관련 법 개정이 이제 추진되고 있어 데이터 유통은 제한적이지만, 국내에서도 데이터 거래는 점차 활성화되는 추세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이 발표한 ‘2015년 데이터산업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 마켓은 2015년 전년대비 36.3% 성장한 1224억원을 기록해 급속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최근 빅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데이터 서비스 중 데이터 분석 제공과 함께 데이터 자체에 대한 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데이터베이스 진흥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의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DaaS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엔코아가 데이터를 유통하는 데이터 브로커리지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준비하는 등 시장 태동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관련 법규 개정은 시장 확산을 촉진시킬 기폭제로 지목된다.

<표> 국내 데이터 마켓 현황(자료 :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2013년 2014년 증가율 2015년 증가율
710억원 898억원 36.3% 1224억원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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