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네트워크·통신 34개업체 국내지사 사업평가 및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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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네트워크·통신 34개업체 국내지사 사업평가 및 전략
  • NETWORK TIMES
  • 승인 2002.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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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은 네트워크 업계에게는 재앙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경기 침체’라는 말은 너무 많이 사용돼 무감각해진지 오래며 구조조정, 인원 감축은 뉴스에 단골 메뉴로 올랐다. 국내 진출 해외 네트워크 업체들도 전체적인 불황 속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들 업체의 지난해 사업 평가와 올해 전망을 알아본다. <편집자>

2000년도, 해외 네트워크 업체들은 한국을 ‘동방의 엘도라도’로 보는 듯 했다. 폭발적인 인터넷 발전과 ISP, IDC, 닷컴 기업의 풍부한 금광은 이들로 하여금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그러나 지난해, 사정은 돌변했다. 전 세계를 휩쓸고 간 불황의 광풍은 국내 네트워크 시장에도 어김없이 몰아쳤고, 이에 따라 각 지사들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사력을 다했다.

혹독한 시련 겪은 ‘빅3’

시스코, 노텔, 루슨트 이른 바 빅3는 덩치만큼이나 큰 부침을 겪었다. 고속 성장 신화를 자랑했던 시스코 코리아도 인원을 감축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아픔을 겪었다. 시스코 문화를 한국 지사에 접목시키기 위해 파견돼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던 본사 매니저가 떠나고 한국HP에서 영입한 김 윤 지사장 체제로 시스코 코리아는 재 정비됐다.

노텔 코리아는 올해가 사업의 분수령이 될 듯 하다. 우선 무선은 3세대 무선통신 장비 업체로 최종 선정되기 위한 피 말리는 수주전이 기다리고 있다. 메트로 DWDM 시장에서도 루슨트, 알카텔 등과 같은 경쟁 업체에 맞서 수성을 위한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본사 차원에서는 아직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세계 3대 네트워크 업체라는 위상을 노텔이 지켜나갈지 주목되는 한 해다.

어바이어, 아기어를 차례로 분사시키면서 루슨트는 ‘새로운(New)’ 루슨트로 탄생키 위해 약 50% 인원을 감축했다. 루슨트 코리아도 지난해 말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

지난해도 어김없이 지사를 철수한 업체, 새로 진출한 업체가 엇갈리면서 생존 경쟁의 법칙을 드러냈다.

로드밸런싱, 웹 스위치와 같은 장비를 공급했던 F5 네트웍스, 사이버아이큐는 국내 닷컴 몰락과 함께 이삿짐을 꾸렸고 광전송 장비 업체 시카모어는 국내에서 1대도 팔지 못하고 사라지고 말았다.

인텔은 넷스트럭처 사업을 HP에 OEM으로 넘겼으며, 금융권 대상 ‘뱅가드’ 라우터를 공급했던 모토로라MND 사업부, 케이블 유통업체 애닉스터, VoIP 업체인 클래런트도 국내에서 사업을 접었다.

그러나 불황 속에서도 기회의 땅을 노크한 해외 업체들의 행렬은 지난해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스카이스트림을 필두로 라드웨어, 패킷티어, 컴버지 솔루션즈 등이 국내에 진출했고 쓰리콤에서 분사한 컴웍스도 가세했다. 특히 광전송 부문에서 오앤아이, ECI텔레콤, 씨에나, 알리디안 등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무엇보다 올해 주목받았던 업체는 케이블트론에서 분사한 리버스톤. 사업 원년인 리버스톤 코리아는 KT 엔토피아, 파워콤, KT 메트로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국내 메트로 이더넷 사업을 독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령탑 교체도 잇달아

가는 업체, 오는 업체와 함께 사령탑의 물갈이도 만만치 않았다. 시스코 코리아는 홍성원 지사장을 회장으로 올려 보내고 HP 출신 김윤 지사장 체제로 전환했다. 인텔코리아는 은진혁 사장 퇴임에 따라 김명찬 부사장을 지사장으로 선임했고, 한국쓰리콤 김충세 지사장은 한국 알카텔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 파운드리는 황도영 지사장 자리에 류재필 전 리버스톤 영업이사를 임명했고, 한국 마르코니도 길기원 사장 후임으로 루슨트 출신 노태환 지사장을 영입했다. 주니퍼도 정승환 지사장을 퇴임시켰다.

격변 속에서도 전 세계 시장의 1∼2% 비율을 차지하던 국내 시장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고, 특히 광대역과 무선 인프라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어 해외 네트워크 업체의 국내 시장에 대한 러브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거대 잠재 시장인 중국 공략의 전초 기지로 한국을 활용하려는 경향도 눈에 띈다.

무조건적인 ‘장밋빛 전망’을 접고 냉정하게 한국 시장을 바라보기 시작한 해외 네트워크 업체들에게 올해는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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